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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사고시 제조사가 결함 입증해야" 아들 잃은 父 '대국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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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8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서 6번째 변론기일
KGM 측 보완 감정 "철차상 문제" vs "일방 주장"
이상훈씨, 국민동의 청원 동참 '대국민 호소문' 발표

지난 2022년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지난 2022년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이도현(당시 12세) 군의 아버지 이상훈씨가 "22대 국회에서는 '급발진 의심사고시 입증책임 전환을 위한 제조물책임법 개정안(도현이법)을 꼭 제정해달라"며 간곡히 호소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18일 도현이 가족이 차량 제조사인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 을 상대로 제기한 7억 6천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여섯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4월 사고 현장 도로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 이후 열리는 만큼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재판은 예상대로 설전이 오갔다. 원고 측은 지난달 4월 19일 국내 첫 재연시험 이후 KGM 측 제안에 따라 5월 10일 진행된 보완 감정에 대해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원고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보완 감정을 실시한다고 통보받지도 못했고, 우리 측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실시된 보완 감정"이라며 "보완 감정은 원고 측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유사한 조건에서 하도록 돼 있지만 당시 재연 시험은 사고 도로와 맞지 않은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 시험장에서 피고 측 직원이 운전해 진행됐다"고 지적하며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이에 대해 KGM 측은 "감정인을 통해서 원고 측에 참석 의사를 물었고, '참석 의사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진행한 것"이라며 원고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반박했다.

다소 과열된 진실 공방이 이어지자 법원은 '재연 시험'의 통보 여부를 감정인에게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회와 증인신문 등을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8월 13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속행할 예정이다.

18일 재판이 끝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상훈씨. 전영래 기자18일 재판이 끝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상훈씨. 전영래 기자
한편 재판이 끝난 뒤 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는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도 올린 '급발진 의심사고시 입증책임 전환을 위한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관한 청원'에 대한 참여를 당부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씨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동의청원 목표인 5만 명을 넘었지만, 국회는 입법례가 없다는 이유와 산업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차일피일 마루면서 결국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 3월 EU에서는 소비자인 원고가 기술적 또는 과학적 복잡성으로 인해 제품의 결함과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과도하게 어려운 경우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해서 입증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넘기는 법안을 신설했다"며 "이로 인해 입법례가 없다는 핑계는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되며 대한민국에서도 EU의 제조물책임법지침을 반영한 제조물책임법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제일 우선순위가 아닌 제조사의 이권을 우선시하는 정부의 행태에 국민들은 공분할 수밖에 없다"며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입증케 하는 자체가 모순된 행위며 국가폭력이다. 최소한 급발진 의삼사고 시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급발진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을 전환시키는 제조물책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끝으로 "도현이가 남겨준 소명이라 생각하며 도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모든 운전자 및 급발진 사고로 동일한 아픔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대표해 국회에 호소한다"며 "이번에는 청원 성립요건인 5만 명이 아니라 30일 기간 만료까지 지속적인 동의가 가능하기에 10만 명, 20만 명 가능한 많은 국민들의 동의가 이뤄져 더 이상 국회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방관하지 않도록 국민들께서 필히 동참해 주시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씨 측은 지난 주말 강릉지역 카페와 점포 등에 대국민 호소문을 부착했으며 강릉시청과 도의회, 도청까지 호소문을 부착하며 국민들의 동참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이씨가 올린 청원 글은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1만 7천여 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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