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1.3조 분할 판결 치명적 오류"…판결문 수정됐지만 결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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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변호인 "최 회장 기여분 355배→35배"
재판부, 판결문 일부 수정…1.3조 분할 결과는 유지
최태원 측 "단순 경정 끝날 일 아냐…새로 판단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이 17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재산 분할에 관해 사법부 판결에 있어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의 지적대로 판결문을 수정했지만 재산 분할로 1조3천억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은 수정하지 않았는데,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텔레콤 가치 잘못 계산해 재산분할대상 과대평가"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 산정에 대해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재산 분할의 핵심인 주식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하게 계산됐다는 주장이다. 대한텔레콤은 SK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판단시 최종현 선대회장의 사망 시점인 1998년을 기준으로 기여도를 계산했다. 이번 소송에서 재산 분할의 핵심 재산인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1994년 최 회장에게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2억 8천만 원을 증여했고, 최 회장은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를 주당 400원에 매수했다.다. 1998년 SK C&C로 사명이 변경된 대한텔레콤 주식은 2007년에 1:20 비율, 2009년 1:2.5의 비율로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후 2009년 SK C&C는 주당 가치 3만 5650원으로 상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1994년부터 최 선대회장 별세까지, 별세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해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각각 판단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두 차례 실시한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1천원이 맞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최 선대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근거로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평가해 최 회장을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따라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한 점 역시 오류를 정정해 다시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그룹 성장에 기여한 정도가 재판부 판단보다 훨씬 작은 만큼 이에 따른 노 관장의 '내조 기여분'도 줄여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태원, 허리 숙였지만 "SK 구성원 명예·긍지 실추…상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재산 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저는 이번에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공식 석상에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판결 이후 18일 만에 처음이다.

최 회장은 특히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판결로) 저뿐만 아니라 SK그룹 구성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는데 부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라고, 이를 바로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 등 제기되는 우려에 대한 질문에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기에 풀어나갈 역량은 있다고 본다"며 "인수합병 위기로 발전되지 않도록 예방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소영 "사법부 판단 방해"…판결문 수정됐지만 1.3조 재산 분할 유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최 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노 관장 측은 "일부를 침소봉대 해 사법부 판단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항소심 법원의 논지는 최 회장이 마음대로 자신이 승계상속형 사업가인지 자수성가형 사업가인지 구분하고 재산분할 법리를 왜곡해 주장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SK C&C 주식가치의 막대한 상승은 그 논거 중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SK C&C 주식 가치가 막대하게 상승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특히 "차라리 판결문 전체를 국민에 공개해 당부를 판단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이 입장을 밝히길 희망한다"며 "무엇보다 최 회장 개인 송사에 불과한 이 사건과 관련해 SK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고법 가사2부는 이날 판결 경정(수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판결경정 결정 정본을 송달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의 주장처럼 1998년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천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판결문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어났지만 노 관장에게 분할해야 할 재산을 1조3808억원으로 인정한 결과는 수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라며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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