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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대치, 뾰족한 수 없는 與…'타협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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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단독 상임위 열고 폭주…정국 주도권 장악
17일 원 구성 마감 '최후통첩'…18개 독식 예고
與일부 "7개라도 받자" 주장…고개드는 현실론
與, 일단 '강경론'으로…"공개 토론하자" 제안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를 개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연 데 반발해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를 개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연 데 반발해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원(院) 구성을 두고 여야가 강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에서 '상임위 보이콧'으로 맞서고 있지만, 야당은 아랑곳없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고 법안 심사와 업무보고, 현안질의 등을 강행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여당 내에서도 '7개 상임위원장직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타협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자체 특위 및 당정 협의로 맞서고 있지만 입법권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시간이 갈수록 뾰족한 해결 방안이 나오기 보다는 출구만 좁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野, 단독 상임위 열고 정국 주도권 장악…與 일부 "7개라도 받자"

14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0일부터 닷새째 연속으로 열린 의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11개 상임위원장직을 단독으로 선출하자 상임위를 보이콧한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직이라도 받자'는 타협론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여전히 강경론이 대부분의 의견"이라면서도 "조금씩 타협론이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내 6선으로 최다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의총 이후 기자와 만나 "의사가 환자를 떠나면 더 이상 의료인이 아니듯 저 무지막지한 민주당이 저렇게 몰아붙이더라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떠나선 안 된다"라며 "(민주당에) 양보하는 게 아니고 국민들에게 더 큰 헌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당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책임 있는 여당이기 때문"이라며 "상임위를 전부 민주당에 주고 '민주당에서 책임져라'고 하는 것은 여당에서 취할 모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타협론은 곧 '현실론'이다. 야권이 192석이라는 거대 의석수를 갖고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제시하는 안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에서 양보해 주지 않으면 결국 극한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집권 여당이 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면 여론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민주당 독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띄운 14개 당 특별위원회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타협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주요 현안인 공매도와 관련해 당정협의회를 열고 제도 개선책을 내놔 잠깐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입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특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를 독식하자마자 바로 '채 상병 특검법'을 띄우는 등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오는 26~28일 주요 현안 질의를 위한 대정부질문도 예고한 상황이다. 최근엔 '김건희 특검법'과 '방송 4법' 등 23개 법안과 1개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與 "거부권 활용" 강경론 다수…"지도부 구성 이후로 미뤄야" 의견도

다만 여전히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대세는 '강경론'이다. 우선 현 상임위 배분 자체가 여야 협상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명분에서 앞서는 데다가, 법사위·운영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별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서면 된다고 보고 있다. 한 번 협상에 응할 경우 임기 내내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당내 일부 의견에 대해 "전 반대한다"라며 "1988년 이후 우리는 원 구성을 여야 합의로 해왔다. 2008년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이 153석 민주당이 87석이었고,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까지 하면 (범보수가) 185석이었다. 근데도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에 줬다. 우리가 집권여당이었고 2배 가까운 의석을 갖고 있으면서도 법사위원장을 준 것이다. 그 관례를 무너뜨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우린 싸울 수밖에 없다. 저런 식의 오만하고 의회 독재에 대한 단호한 형벌이 있을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고 의장도 가져갔다. 이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에서 (민주당이) 완패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패했다. 그 다음에야 저들이 변화해서 (일부 상임위를) 주겠다고 해서 받아냈다. 결국 민심이 판단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물러설 필요는 없다. 우리의 원칙을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로 노선 선택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곧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만큼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대야 전략에 대한 논의가 나올 거고,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새 지도부의 노선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野 "17일 마감" 최후통첩…與 "원 구성 전면 백지화부터"

민주당은 오는 17일을 원 구성 마감시한으로 정하고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나머지 7개 상임위 선출에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당에서 전부 위원장직을 가져가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반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일단 강경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회 정치 원상 복구는 잘못된 원 구성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민주당은 최소한 지난 원 구성 협상에서 누차 요구했듯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협상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제안한다. 대표 간에 여러 대화도 좋지만 이제 국민 앞에서 협상을 해 보자"며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원 구성 협상을 주제로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 어떤 형태로든 환영하며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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