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임영웅의 생일을 맞아 제주삼다수가 준비한 생일카페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팬들. 김기용 기자"우리 영웅이가 광고하는 상품은 다 좋게 생각하고 무조건 사지. 영웅이가 애초 광고를 선별할 적에 우리부터 생각한다니까…"
지난 14일 가수 임영웅의 생일 이벤트가 펼쳐진 서울 마포구 삼다코지 앞에서 만난 팬 정모(71)씨는 임영웅 얘기에 한껏 들떠 있었다.
정씨는 "영웅이가 광고하는 상품이 물, 간장, 홍삼 등 모두 생활필수품이다 보니까 가격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는다"라며 "우리 팬들을 생각해서 아주 비싼 제품은 광고 모델을 하지 않는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또 다른 팬 서모(53)씨는 임영웅이 청정원 간장 모델로 공식활동하는 첫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간장을 구매했다고 한다. 그래야지 임영웅의 매출로 잡힐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서씨는 "임영웅이 간장 모델이 된 날 팬들 SNS에 간장으로 할 수 있는 간장게장 레시피 등이 마구 올라왔다"며 "간장게장 한입 먹고 임영웅이 광고하는 생수 삼다수 한번 마시자고 했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팬들이 무리하면서까지 임영웅의 광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팬 김모(54)씨는 "임영웅이 과거 정수기 광고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삼다수 생수 광고를 한다고 해서 정수기를 버리지는 않았다"며 "집에서는 정수기, 밖에서는 삼다수 생수를 사먹는 식으로 한다"며 합리적인 소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20대 팬들은 부모님에게 임영웅이 광고하는 홍삼을 선물했다. 팬 박모(25)씨는 "부모님께 선물로 임영웅이 광고하는 홍삼 정관장을 주고, 저는 정관장을 사면서 받은 임영웅 굿즈(Goods·상품)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임영웅의 생일을 맞아 제주삼다수가 준비한 생일카페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팬들. 김기용 기자
제주삼다수는 지난 14일 자사 모델 임영웅의 생일(6월16일)을 기념해 이곳 삼다코지에서 팬들에게 생일카페 이벤트를 마련했다. 워낙 팬들이 많은 만큼 사전 예약제로 진행했다. 매 시각 정시 정해진 50명의 팬들만 카페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들이 카페에 머무르며 준비한 이벤트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은 단 50분. 하지만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팬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가수 임영웅은 현재 팬들은 물론 식품업계의 영웅이기도 하다. 그를 모델로 발탁한 업체들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지난 3월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한 뒤 2주간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가정 배송 주문 건수가 10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삼다코지. 김기용 기자
정관장 모델로 임영웅을 발탁한 KGC인삼공사도 5월 가정의 달에 '임영웅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4월 24일부터 5월 1일까지 8일간 정관장 멤버스에 신규가입한 고객이 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가정의 달 프로모션 동기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대상은 지난해 청정원 간장 전문 브랜드 '햇살담은'의 광고 모델로 임영웅을 발탁해 올해 계약을 연장했다. 임영웅 효과에 따라 올해 1분기 '햇살담은' 간장 판매액은 모델 기용 전인 2022년 동기 대비 약 16%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임영웅 신드롬은 '히어로노믹스'라는 용어를 창출할 만큼 우리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임영웅과의 특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다양한 구매 혜택과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기업이 임영웅 팬덤의 연령대와 소비력 등 포인트를 잡아서 광고 모델로 선택한 것"이라며 "삼다수, 간장, 정관장 모두 먹거리이다보니 가장 중요한 게 '믿고 먹을 수 있느냐'이고, 임영웅이 가진 유능함과 신뢰가 제품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