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야유하는 중국 응원단을 향해 3대0으로 이기겠다는 제스쳐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홈에서 그런 야유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중국 응원단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손흥민은 웃었다. 중국 응원단을 향해 손가락 3개와 주먹을 쥐어보이면서 "3대0으로 이기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3대0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압도적인 경기 속에서 중국을 격파하며 무패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마무리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지휘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 홈 경기에서 중국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이미 C조 1위를 확정한 상황에서 5승1무 승점 16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단단한 모습으로 크게 위험한 장면을 안 만들고 승리로 마쳐 긍정적"이라면서 "완벽한 경기는 없다. 선수들이 잘 기다리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승리할 수 있었다. 분명 아쉬운 점도 있다. 조금 더 찬스를 살렸다면 더 큰 스코어 차로 이길 수 있었다. 선수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두 고생했고, 두 경기를 무실점과 많은 득점으로 마무리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고, 많은 성원을 받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중국 응원단의 야유 속 나온 3대0 제스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손흥민은 "특별히 야유 받을 행동은 하지 않았다. 물론 선수로서 야유를 안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홈에서 그런 야유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고, 제스처로 보여줬다. 축구를 하다 보면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말리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두 명의 임시 감독 체제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6차전을 치렀다. 여전히 새 사령탑 선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손흥민은 "틀 안에서 규율적 행동이 중요하다. 축구를 하면서 여러 감독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많은 색깔의 옷을 입는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율적으로 움직이고 서로 약속된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속팀의 경우 누가 떠나면 메워나갈 선수를 미리 구성하고 플랜을 짠다. 앞으로 그런 그림을 미리 그려놓으면 대표팀이 성장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새로운 옷을 입어도 잘할 선수들이 많다. 시간이 걸리더라고 정확하고, 또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