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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선수 관리 시작?' 힘 빠진 황준서, 체력 보충하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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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한화 황준서. 연합뉴스역투하는 한화 황준서. 연합뉴스
프로야구로 돌아온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부임 후 첫 경기에서 복귀 소감보다 먼저 꺼낸 말이 있다. 바로 한화 좌완 신인 황준서(19)의 얘기다.

김 감독은 4일 kt와 원정 복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현재 팀의 이야기를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미팅에서 황준서가 그동안 선발로 많이 던져와서 다음 한 번 좀 쉬고 가면 어떨지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그래서 (황)준서는 오늘 던지고 다음에 한 텀 쉬고 10일 뒤에 복귀한다"고 알렸다.

6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복귀 소감을 먼저 밝힐 법도 한데, 김 감독에게는 '팀의 미래' 황준서가 먼저였다. 김 감독이 황준서를 얼마나 중요한 선수로 여겨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명장의 복귀 후 첫 경기. 선발 투수의 막중한 임무를 맡은 선수는 황준서였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아쉬웠다. 황준서는 3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2탈삼진 5볼넷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제구가 문제였다. 볼넷이 많아지다 보니 투구 수가 늘었다. 황준서는 3회까지 18타자를 상대했고 총 91구나 던졌다.

볼넷이 매이닝 나왔다. 1회 시작과 동시에 kt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2번 타자 황재균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이후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뒤에도 5번 타자 장성우에게 또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2회에는 오윤석에게 볼넷을, 로하스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3회에도 오윤석과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3이닝 동안 위기의 연속이었다. 실점이 1개밖에 되지 않았던 게 다행인 수준이다. 김 감독은 4회부터 황준서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우완 장민재는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승혁, 김범수, 박상원, 김규연은 4이닝 동안 1점만 허용,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 이글스 제공한화 이글스 제공체력 부담이 적잖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황준서는 팀의 주전급 선수로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올 시즌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47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5패, 평균자책점은 3.99를 기록 중이다.

개막은 2군에서 출발했다. 시즌 초 한화 선발 로테이션은 1선발 류현진부터 시작해 펠릭스 페냐, 김민우,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로 이뤄졌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선발진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황준서가 파고들 틈은 없어 보였다.

시즌이 지나면서 황준서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김민우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다른 선발 투수들이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황준서는 한화 출신으로는 18년 만에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따내는 등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황준서의 투구 내용을 보면 시즌 초에 비해 확실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준서는 직전 kt전에서 5볼넷을 비롯해 5월 29일 롯데 자이언츠전 5볼넷, 5월 23일 LG 트윈스전 4볼넷을 기록했다.

김 감독도 원인을 체력 문제라고 분석, 황준서에게 휴식을 부여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kt전이 끝난 뒤 "황준서가 오늘 감독한테 1승을 바치려고 너무 무리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잘못하다가는 10일 이상 더 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찍 바꿔줬다"고 돌이켰다.

대화하는 최재훈과 황준서(오른쪽). 한화 이글스 제공대화하는 최재훈과 황준서(오른쪽). 한화 이글스 제공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고교 시절부터 황준서는 겁 없는 투구로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직접 공을 받는 한화 베테랑 포수 최재훈도 황준서에 "루키답게 자신 있게 던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재훈은 4일 "준서는 좋은 투수인데 볼이 좀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볼이 많아지면서 피하는 투구를 했다. 그래서 컨트롤 문제가 생겼다"며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서 가운데로 자신 있게 던질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 준서 표정이 안 좋길래 '계속 맞아봐야 성장한다. 안 맞으려고 피하다 보면 공을 못 던진다'고 말했다"고도 조언했다. 그러면서 "루키답게 자신 있게 던져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황준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한다. 힘을 충전한 황준서가 마운드로 돌아왔을 때 얼마나 당찬 투구를 보여줄지 큰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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