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법승계' 항소심 시작…檢 "외감법 위반 혐의 입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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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6쪽 항소이유서 낸 검찰…"1심 결과 받아들이기 어려워"
검찰 "1심과 달리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입증 먼저 진행 희망"
검찰 증인 11명 신청에 변호인 측 "증인 신청 적절하지 않아" 공방
재판부 "검찰, 증인 신청 및 서증 수집 경위에 대해 추가 소명하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황진환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황진환 기자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심 재판이 27일 시작됐다. 검찰은 우선 삼성의 외부감사법(외감법) 위반 혐의 입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14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쟁점 및 일정 등을 정리하는 준비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회장 등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지만, 1심은 지난 2월 이 회장을 포함한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의 혐의는 크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이 과정에서 벌인 업무상 배임, 분식 회계에 관한 외감법 위반으로 나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고 본다.

지난 3월 1326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검찰은 이날 "전부 무죄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를 받았다"며, 항소심에서는 삼성의 외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입증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1심과 달리 외감법 위반 혐의 입증을 먼저 진행할 것을 희망한다"며 "1심에서는 자본시장법 혐의와 관련해 먼저 진행했고, 외감법은 나중에 진행됐다. 그러나 시간상의 문제로 외감법 위반에 대한 충분한 설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반성적 고려를 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 앞서 검찰은 삼성의 자본시장법과 외감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해 회계 전문가 11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서증 2328건을 제출했다.

이에 이 회장 등의 변호인 측은 검찰 측의 항소이유를 전부 부인한다며, 증인 신청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주된 항소이유는 '원심 판단에 사실 오인이 있다'는 것인데, 증인의 상당수는 이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 합병이나 회계처리와 관련된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검찰 입장에 맞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법정에서 듣겠다는 것인데 적절한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2천개가 넘는 증거를 (검찰 측에서) 새로 제출했는데, 그중 에피스, 로직스 서버에서 추출된 증거와 다른 곳에서 추출된 증거들의 출처를 밝혀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에서 법원은 "로직스 서버 등 에피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도 "증인 11명 중 대부분이 이미 진술조서가 작성돼 있다"며 "새로운 증거도 아니고 1심에서 조사가 되지 않은 것도 아니어서 형사소송규칙 취지에 맞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고 검사 측에 증인 신청 부분에 대한 추가 소명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도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라는 부분이 서증의 핵심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서증 압수 경위를 추가로 소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7월 22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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