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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부분 기초지자체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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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 "지원 조례 마련해달라"

지난 13일 시민단체가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회 제공지난 13일 시민단체가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회 제공
대구 대부분 기초자치단체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8일까지 대구에서 총 555억여원, 474건의 전세사기 피해가 접수됐다. 이 중 피해를 인정 받은 경우는 325건(중구 11건, 동구 18건, 서구 50건, 남구 77건, 북구 46건, 수성구 26건, 달서구 84건, 달성군 13건, 군위군 0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구 기초지자체 가운데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한 곳은 달성군·달서구뿐이다. 남구는 최근 조례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없는 군위군을 제외하더라도 전체의 62.5%에 해당하는 나머지 지역은 조례가 없는 실정이다.
 
조례가 없으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더라도 정부 차원의 긴급생계비나 이사비 등을 지원받기 어렵다. 지원을 받기 위한 소득·재산 기준이 중위소득 75% 이하, 금융재산 822만 원 이하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수성구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A(30대·남)씨는 재산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서 전세금 일부를 돌려 받았는데 어차피 은행에 바로 갚아야 하는 돈이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입금됐다는 이유로 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게 장사가 힘들어 긴급생계비가 필요한데 못 받는 상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한 남구와 남구의회는 최근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관련 조례 발의를 준비 중인 대구 남구의 이정현 의원은 "실제로 정부의 지원 기준이 까다로워 남구의 전세사기 피해자 77명 중 4명만 긴급생계비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남구에서는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피해자로 인정만 되면 긴급생계비와 이사비 등 최대 2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례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구의회는 조례 발의 전 사전에 남구와 예산 마련에 대한 협의도 마쳤다. 남구는 전세사기 문제가 중대하고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난예비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조례가 제정되는 즉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있는 동구, 북구, 서구, 수성구, 중구는 조례 제정이나 지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지 않고 대구시에서 총괄을 하고 있어서 따로 조례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례는 만들었지만 아직 실제 지원은 못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달서구와 달성군은 지난해 말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만들었지만 아직 예산을 배정하지 못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 검토 중에 있다. 시행규칙이 있어야만 조례에 따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아직 시행 규칙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모임 대표는 "남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례도 전세사기 피해자면 일회성으로 긴급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금액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임대인이 남긴 대출이나 빚을 갚기 위해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피해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들을 확인해서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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