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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음주 시인했지만…경찰 조사 때 입 닫으면 '혐의 입증'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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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 이상이어야 음주운전 혐의 적용 가능
음주량 파악해 기준치 넘었는지 역추산 불가피
관건은 김호중 수사 협조인데…김씨 측 변호인 "다툴 부분은 다투겠다"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가수 김호중. 연합뉴스'음주 뺑소니 의혹'의 중심에 선 가수 김호중(33)씨가 음주운전을 뒤늦게 시인했지만, 이와 별개로 운전 당시 법적 기준 이상으로 취한 상태였는지 파악해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 건 경찰 수사 과제가 됐다.

사고 당시 매니저의 허위 자수에 이은 김씨의 17시간 늦장 출석으로 음주 측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만큼 경찰은 사고 당시 김씨의 음주량을 파악한 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역추산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게 됐다.
 
음주량 파악을 위해선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대중 앞에 뒤늦게 고개를 숙인 김씨의 표면적 모습과 달리 김씨 측 변호인은 '증거와 법리'를 언급하며 "다툴 부분은 다투겠다"고 밝혀 수사 난항도 예상된다.

경찰 "음주량 밝혀 혐의 입증할 것"

경찰은 20일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해 김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음주운전 당시 술의 종류, 당사자 음주량,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이튿날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음주와 운전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한 후 음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운전자의 신체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운전 혐의)를 종합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복잡한 혈중알코올농도 사후 추산이 필요한 이유는 사고 후 김씨의 부적절한 대응과 맞물려 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려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하는데, 매니저의 '허위 자수'에 이은 김씨의 '17시간 늑장 출석'으로 제대로 된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통상 음주 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국과수의 음주대사체 분석 역시 음주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혈중알코올농도 사후 추산을 위해선 사고 당시 음주량 특정이 필요한 만큼, 경찰은 김씨가 사고 직전 들렀던 강남 스크린골프장과 식당, 유흥주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압수물과 일행 등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김씨의 정확한 음주량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그가 사고 전 머물렀던 유흥주점 '룸' 안에는 CCTV 자체가 없어 영상 분석을 통한 음주량 확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씨는 물론, 일행의 사고 전 경위 진술이 음주운전 혐의 입증의 관건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고개 숙인 김호중…변호인은 "다툴 부분 다툴 것"

김씨가 이 같은 경찰 수사의 난점을 이미 파악해 출석 시 음주량에 대한 진술을 방어적으로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김씨의 대국민 사과 입장을 전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팬들의 신뢰이며, 이를 지키려면 정직이 최고의 자산이다. 증거나 법리로서 들끓는 국민적 공분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과 별개로 '증거나 법리'가 존재한다고 읽힐 수 있는 이 입장문과 관련해 조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다툴 부분은 다투겠다"며 "할 수 있는 데까지 변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지호 서울청장이 같은날 김씨의 대한 구속영장 신청 검토 여부에 대해 "신병 처리 판단을 하게 된다면 수사 협조 여부와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 입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범선 형사사건 변호사는 "김씨가 처음 몇 시부터 마지막 몇 시까지 얼마만큼의 술과 어떤 종류의 술을 먹었는지 특정하기 쉽지 않다"며 형법상 수사기관의 엄격한 증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말했다.
 
다만 경찰은 정황 증거 등이 충분하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 청장은 "필요한 압수수색도 했고, (김씨가) 시인하는 입장을 밝혔으니 구체적인 진술을 토대로 음주량을 확정하는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 외에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필요 없는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아도 음주 사실과 이상 운전 징후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최대 15년 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 김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 김씨를 대신해 허위 자수를 시도한 매니저 등 4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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