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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싫은 與, 공수처장이 싫은 野…오늘 오동운 후보자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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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명한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오늘 국회 인사청문회
장녀 편법 증여·로펌에 부인 운전기사 채용 특혜·법관 시절 정치인 후원 논란
'위기의 공수처' 이끌어야 하지만 수사 경력 없다는 점도 약점
與, 후보자 편에서 지원해야 하지만 공수처 자체가 불편
野, 각종 논란 정조준하면서도 공수처 표류 장기화 부담

오동운 제2대 공수처장 후보. 연합뉴스오동운 제2대 공수처장 후보.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오동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7일 진행된다.

일반적인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를 여당이 감싸고, 야당은 후보자의 각종 문제점을 정조준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지만, 이번 청문회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낙마는 막아야겠지만, '검수완박'의 산물인 공수처 자체가 탐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후보자는 강도 높게 검증해야 하지만, 임명이 불발돼 자신들이 탄생시킨 조직을 장기간 표류시키는 데 일조하기는 부담스럽다.

이처럼 여야 모두가 '양가감정(兩價感情)'을 가진 탓에 청문회 전날까지도 오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을 유보하는 의원들도 존재하는 상황인데, 오 후보자가 본인에게 제기된 도덕성과 자질 논란을 어떻게 돌파하는지에 공수처의 운명이 달려있다.

딸에 편법 증여·부인 운전기사 채용 논란…수사 경험 전무 자질 논란도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 따르면, 오동운 후보자에게 제기된 도덕성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오 후보자의 큰딸은 20세가 된 지난 2020년 재개발을 앞둔 경기도 성남시 땅 60.5㎡(18평)과 해당 지번 소재 건물을 오 후보자의 배우자로부터 4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오 후보자 측은 세금 포함 3억5천만원을 증여했고, 나머지 1억2000만원은 이주비 대출로 충당했다며 불법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족 간 거래를 통해 주변 시세보다 싸게 증여했다는 '아빠찬스' 논란과 재개발로 가격이 오르기 전 증여했다는 편법 절세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오 후보자의 배우자는 오 후보자가 근무하던 법무법인 금성에서 22개월 동안 차량 운전 및 외근직 실장으로 근무하며 2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았다. 오 후보자 측은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실제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지만, 로펌 변호사의 배우자가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데에 의문이 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오 후보자가 받기로 한 급여 일부를 아내 몫으로 줘 세금을 아끼려 한 것 아니냐는 위장취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연합뉴스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연합뉴스
아울러, 오 후보자는 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이근식 서울 송파병 후보에게 300만원을 후원했는데, 직업을 '자영업'으로 기재했다.

법원조직법 제49조는 법관이 재직 중 '정치운동에 관여하는 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허위기재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쏟아지는 의혹에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는 지난 15일 오 후보자에 대해 "드러난 문제들만 봐도 공수처장 자격은커녕, 현직 공직자라면 공수처 수사를 받아야 할 지경"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비춰볼 때 석연치 않은 지점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의 한 의원은 "제기된 의혹들이 불법 요소는 크지 않다고 보지만,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지점은 있어 보인다"며 "일단 내일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해명을 충분히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판사 출신으로 직접 수사 경험이 전무해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자질 논란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소속 또 다른 법사위원은 "고위공직자들을 수사하는 위치에서 갖춰야 할 청렴성도 부족해보이고, 수사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후보자의 해명이 타당하지 않다면 여당으로서도 적극 옹호하기만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공수처장 바라보는 여야의 '엇갈린 시선'도 변수

연합뉴스연합뉴스
공수처라는 기관을 대하는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인사청문회의 변수 중 하나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임명을 계기로 공수처가 정상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면서도 부적절한 수장이 임명돼 정권 입맛에 맞게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등을 덮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지난 3년간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공수처를 없애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힘들고, 공수처를 야권의 특검법 공세를 막는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기에 적합한 인물을 수장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여야가 무조건 비판도, 무조건 옹호도 하지 않는 애매한 상황이기에 오동운 후보자의 입에 성패가 달리게 됐다.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은 물론, 수사력 제고 방안, 정치적 중립 의지, 해병대원 순직사건 등에 대한 원칙 수사 방침 등 공수처의 과제 등을 여야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법사위원은 "공수처장이 중립성이 있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철저히 따져볼 일"이라며 "해병대원 순직사건 등 현재 진행되는 수사를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인지, 아니면 완전히 덮는 식으로 가게 될 지를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법사위원도 "방향성만 잘 잡으면 공수처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검찰과 경쟁하는 조직으로 간다면 수사의 과잉만 더 심해질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인물인 만큼 공수처를 야권 편향의 무능한 모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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