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언쟁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트위터 유로풋 영상 캡처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무산됐지만 팬들은 환호했다.
토트넘은 15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엘링 홀란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0대2로 완패했다.
차기 시즌 UCL 진출의 실낱 희망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리그 1경기를 남겨놓고 승점 63에 그쳤고, 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8)에 5점 차로 뒤진 채 5위를 확정했다.
결국 토트넘은 차기 시즌 UCL보다 한 단계 낮은 유로파리그(UEL)로 내려갔다. 8위로 마친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UCL 진출 실패다.
반면 맨시티는 승점 3을 추가하며 승점 88을 기록, 우승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위 아스널(승점 86)과 격차를 2점으로 벌린 상태에서 리그 최종전을 맞이한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UCL 진출이 무산됐으나, 팬들은 오히려 기뻐했다. 같은 북런던을 연고지로 둔 라이벌 아스널의 우승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
이에 토트넘은 홈 경기였음에도 맨시티를 상대로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에는 맨시티의 승리를 즐거워하는 토트넘 팬들이 있었다.
토트넘 팬들은 후반 6분 맨시티 홀란의 선제골이 터지자 "아스널, 보고 있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팬들과 언쟁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의 반응이) 당연히 패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내가 팬들에게 지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지만, 팬들이 우리의 실점을 도운 셈이 됐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