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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 모면' 강원 산불 2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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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올해 강원 산불 18건…2003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
짝수해·선거해 대형 산불 징크스 깨져, 강수량에 강수일수 전년 대비 큰 폭 증가
강원도 및 지자체 선제적 대응도 효과

지난해 4월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졌던 당시 피해 현장 상황. 황진환 기자지난해 4월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졌던 당시 피해 현장 상황. 황진환 기자
선거가 치러지는 짝수 해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속설이 돌 정도로 때마다 위기감이 높았던 강원지역 산불이 22년 만에 가장 적은 피해를 기록하며 위기를 넘겼다.

동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로 확산되는 핵심 원인인 '양간지풍'이 없었고 강수량도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난 자연적 요인에 더해 강원도내 각 지자체들과 산림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큰 피해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15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이날까지 도내 발생 산불은 총 18건으로 8.39㏊의 산림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66건) 대비 73% 감소한 수치로 최근 10년간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산불(78건)과 비교해도 77%가량 크게 줄었다. 피해 면적도 지난해(251㏊)와 10년 평균(1371㏊) 대비 각각 97%, 99.4% 급감했다.

산불 피해 발생 건 수가 이같이 적었던 사례는 10건의 산불이 발생해 8.4㏊의 산림 피해를 입었던 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지난 3월 30일 낮 12시 47분 쯤 강원 화천군 화천읍 중리에서 산불이 나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이 산불진압용 호스를 옮기고 있다. 화천군 제공지난 3월 30일 낮 12시 47분 쯤 강원 화천군 화천읍 중리에서 산불이 나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이 산불진압용 호스를 옮기고 있다. 화천군 제공
올봄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짝수 해와 선거가 치러지는 연도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징크스'도 깨지게 됐다.

15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1996년 4월 고성군 죽왕면에서 사흘간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면적(7140㎡)의 5370배에 달하는 3834㏊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당시 산불로 49세대 140여 명의 이재민과 22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4월에는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릉과 동해, 삼척, 경북 울진 등 동해안을 휩쓸면서 산림 2만3448㏊가 불에 타고 850여 명의 이재민을 낳았다.

17대 총선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2006년 속초와 강릉에서 각각 산불이 났고 제7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2018년에도 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에서 산불이 나 117㏊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2년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삼척으로 넘어오면서 9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 산불이 이어졌고 이 불로 울진과 삼척지역 6개 읍·면 2만923㏊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올해 산불이 크게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강수일수는 32.3일로 지난해(21.9일) 대비 10일 이상 늘었고 평년(27.2일)과 비교해도 5일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192.6㎜로 평년(186.3㎜)과 지난해(136㎜) 대비 많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반면 건조일수는 1.4일로 평년(11.7일)과 지난해(15.3일) 대비 크게 줄어 매우 건조한 날씨는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산불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이른바 '양간지풍'의 영향도 올해는 없었다.

지난 4월 13일 강원도 산불방지센터를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 중인 김진태 강원도지사. 강원도 제공 지난 4월 13일 강원도 산불방지센터를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 중인 김진태 강원도지사. 강원도 제공 
강원도와 각 지자체들의 선제적 대응도 산불의 대형화를 막는 데 큰 힘이 됐다.

강원도는 강원전역 24시간 산불 상황실을 운영해 초동 진화 역량을 강화했고 지난해 강릉 경포에서 발생한 도심 대형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동해안 권역 전력설비 주변 위험목 제거 사업을 추진했다.

불법소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영농부산물 등의 파쇄와 수거를 집중 추진하고 단속 활동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산불 예방 활동을 벌였다.

강원도 관계자는 "건조일수나 바람 등이 평년에 비해 줄어들었고 예방부터 초기 진화까지 민·관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동해안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으로는 80㎜ 이상의 비가 오는 곳도 있겠으며 영서지역도 10~40㎜의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져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과 실외 설치물 낙하 등 피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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