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된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 연합뉴스법무부가 오는 16일 자로 단행한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를 놓고 검찰에도 '친윤(親尹·친 윤석열)'을 넘어 '찐윤(진짜 친윤)' 시대가 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앞선 검찰 인사에서도 특수통 출신의 '친윤' 인사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이같은 기조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의미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을 보임하는 등 대검 검사급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등 민감한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교체다. 현 서울중앙지검장인 송경호 검사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발령났다.
2022년 5월 부임해 중앙지검을 2년여 이끈 송 지검장은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정작 인사가 나자 최근 김 여사 수사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의혹과 맞물려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된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신임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 징계 국면을 맞았을 때 '총장의 입'인 대검 대변인을 지내면서 보좌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또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황진환 기자이번 인사에서 대검 참모(검사장급)들도 전격 교체됐다. 이성희 감찰부장을 제외하고 양석조 반부패부장만이 유일하게 유임됐다. 대검 반부패부장은 전국 반부패 수사 이른바 특수수사 업무를 기획·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상 특수수사 지휘다.
양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팀장으로 있던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검팀에 합류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 재직 시에는 특수3부장검사, 검찰총장으로 근무할 때는 반부패선임기획관으로 손발을 맞췄다.
특히 양 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당시 무혐의를 주장하던 선배 검사에게 "당신이 검사냐"라고 따진 일화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대검찰청 살림을 책임지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한 전무곤 성남지청장도 2020년 대검 정책기획과장으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송 지검장과 함께 전원 교체된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에 대한 인사평은 엇갈린다. 이들은 모두 송 지검장과 손발을 맞춰 주요 수사를 지휘했지만,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된 김태은(31기) 3차장검사를 제외하고 모두 비수사 보직을 맡게 됐다.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선 위치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맡은 김창진(31기) 1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주요 특수수사를 지휘한 고형곤(31기) 4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보임됐다. 직전 대검 대변인으로 근무하다 중앙지검으로 옮긴 박현철(31기) 2차장검사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한다.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측근 인사를 중용한 인사라는 상황에 비춰볼 때 그간 주요 수사를 이끌어온 수사 책임자 인사로 봤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이 김주현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검찰 인사의 중심축이 법무부와 대검찰청을 배제하고 용산 대통령실로 바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김 수석은 검찰 내 대표적인 인사·기획통으로 꼽힌다. 검찰의 인사, 조직, 예산 실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과장과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을 거치면서 법무, 검찰 살림살이도 챙겼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수석 임명 이후 이뤄질 검찰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목을 집중했다. 검찰 인사 방향에 따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 대한 수사 속도와 처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