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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당한 전투기, 미안하다" F-4 팬텀 퇴역에 진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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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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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퇴역 앞두고 고별 국토순례비행…"팬텀 뜨면 北 꼼짝도 못해"
"55년이나 영공 수호, 너무 큰 수고…조종사들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

공군 제공공군 제공
장장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다 다음 달 퇴역하는 F-4 팬텀 전폭기에 대해 공군 전현직 조종사들이 진한 아쉬움과 그리움의 소회를 밝혔다.
 
공군은 지난 9일 F-4E 팬텀 4대가 수원기지를 이륙해 팬텀의 역사가 깃든 주요 지역을 누비는 고별 국토순례비행을 실시했다. 
 
이는 1969년 팬텀이 처음 도입된 이후 1975년 F-4D 5대가 국민 방위성금으로 헌납된 것을 기념해 전국을 순회비행한 것을 재현한 것이다. 
 
10전투비행단 박종헌 소령은 고별 비행 후 "1975년 국민들의 성금으로 날아오른 '필승편대'의 조국수호 의지는 불멸의 도깨비 팬텀이 퇴역한 후에도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행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11전투비행단 부단장 이성진 대령은 "지금은 탑재 무장이 F-15가 제일 우수하지만, 팬텀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도깨비 형상에다 무장을 엄청나게 달 수 있었다"며 팬텀의 성능을 극찬했다. 
 
그는 "그 무장을 다 달고 뜨면 진짜 도깨비 위용이 된다. 북한도 옛날 초창기에 팬텀이 뜨면 비행기 자체를 띄우지도 않을 정도였다"며 오랜 인연을 가진 팬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영익 예비역 공군 준장(공사 31기)은 1985년 청주기지에서 성적 우수생으로서 당시 최신예 기종인 F-4E를 처음 탔던 감회와 함께 애환과 영광의 기억을 동시에 되살렸다. 
 
그는 "팬텀이 레이더 미사일이 있다 보니까 온갖 궂은 임무를 다 했다. 야간, 전천후 임무 등을 전부 다 했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항상 긴장을 했다"며 "그래서 더 자부심을 가지는 거다. 위험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팬텀은 가시권 밖의 적기를 격추할 수 있는 레이더 추적 미사일을 장착해 당시로선 게임체인저에 가까운 성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에 따라 항공기 기체와 중량이 커졌기 때문에 조종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조종사들의 희생도 작지 않았다. 
 
장 예비역 준장은 "북한이 미그-23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남북 간 전투기 조우 시 팬텀은 무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든든했다. 나는 활을 갖고 있고 상대는 창을 갖고 있으니 게임이 되겠는가. 그게 제일 큰 매력"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팬텀의 퇴역에 대해 "아쉬움 그런 것보다 저는 우리나라 안보를 위한 희생양이다, 너무 많은 수고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1969년 도입 이후 55년이나 우리 상공을 누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너무 혹사 당했다"며 중간에 IMF 외환위기 등으로 전력교체가 지연된 사정은 있지만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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