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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마지막 기회'였던 회견, '위험 발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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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성과 강조한 윤석열 회견문
총선 패배 반성의 메시지는 안 보여
김건희 여사 의혹 최초로 '사과' 표현
진전 없는 검찰 수사에 대한 의문 남아
채 상병 사건, 일단은 수사 지켜보자?
공수처 수사 직접 비판한 건 위험 발언
야당 공감 표한 '의료개혁' 밀어붙일 듯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민하 평론가

◇ 채선아>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2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는데요. 민주당은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진솔했다며 높게 평가했죠.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기자회견의 핵심만 쏙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안녕하세요.

◇ 채선아>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1년 9개월 만에 열려서 기대가 컸어요.

◆ 김민하> 우스개소리로 말씀드리자면 대통령이 아니고 영부인의 기자회견이었으면 장르적으로 약간 더 재미는 있었을 겁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면 소위 얘기하는 '재미'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권위가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영부인의 기자회견이라고 한다면 특정한 사건에 대해서 하는 거니까 지난 대선에서 봤듯이 약간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을 텐데, 이번 기자회견은 그런 성격이 아니었죠.

이번 기자회견 얘기로 가보면, 형식이 좀 특이한 면이 있었는데 집무실에서 따로 국민 보고 형식의 기자회견문을 대통령이 읽었습니다. 앉아가지고 읽는 게 화면에 나왔고요. 이게 미국 대통령들이 많이 하는 방식인데요. 그리고 나서 브리핑룸으로 이동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았거든요. 이것도 미국 대통령이 화면에 딱 비친 다음에 백악관에서 문 열고 로즈 가든에 나가서 질의응답 받는다든지 하는 게 떠오르더라고요.


◇ 채선아> 일단 먼저 발표한 기자회견문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었나요?

◆ 김민하> 이게 국민 보고 형식의 기자회견문이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지난 2년간 이 정부가 무엇을 했다'는 내용과 '앞으로 3년간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 이렇게 구성되는데요. 주로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얘기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계속 해 나가겠다, 이런 메시지였는데요.

내용을 짧게만 요약해드리면, 우리 경제 체질을 민간 주도 성장으로 바꾸는 데 집중해 왔는데 국가 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를 했고 경제 펀더멘탈을 더 단단히 하기 위해 노력해온 그러한 과정이었다, 라고 평가했고요. 징벌적 과세 완화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애쓴 2년이었다, 라고도 돌아봤습니다. 기초수급자의 생계급여를 역대 최고로 인상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를 해왔다고도 자평했고요.

그리고 성과에 대해서 얘기를 한 부분이, 노동시장을 과감하게 개혁하면서 합법적인 노동운동은 적극 보장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응하여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파업에 따른 근로 손실 일수와 분규 지속 일수가 역대 정부의 3분의 1 수준으로 현격히 줄었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는 점 강조를 했고 곳곳에서 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이 점을 또 강조를 했거든요. 최근에 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6%로 상향 조정을 했는데 이게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G20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앞으로도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추세를 잘 유지하면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꿈이 아니다, 이런 대목이 들어 있어서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채선아>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들한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내고 싶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들긴 하는데요. 그 많은 얘기 중에서도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 이 말이 굉장히 이슈였어요.


◆ 김민하> 그렇죠. 지금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위원장이 대통령이고 부위원장이 주형환 위원장이라고 기재부 출신 인사가 있어요. 그 급을 격상해서 부처로, 저출생대응기획부로 만들고 지금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형환 부위원장이 아마 이 부처의 장이 되지 않을까, 언론은 지금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저출생대응기획부의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서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 정책 차원을 넘는 국가 아젠다를 수립하도록 하겠다, 라는 게 대통령이 밝힌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임기 내에 기초연금 지급 수준을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고요. 여러 가지로 어쨌든 이 정부의 지금까지의 정책 추진의 부족함이라든가, 이런 게 지난 총선을 통해서 지적된 거잖아요. 그런 점들에 대해서 대통령과 정부부터 변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면 변하겠다고 하면서 협치를 해나가겠다, 라는 메시지도 이 기자회견문에 들어 있었습니다.

◇ 채선아> 기자회견문을 지금 쭉 요약해 주셨는데 윤 대통령이 미리 이제 준비해온 말들이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나요?

◆ 김민하>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라고 하면 이런 얘기들이 보통 다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거 자체로 평가하자면 그렇게까지 이상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이는데, 다만 아쉽다고 하면 중간에 총선이 있었던 거잖아요.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 사이에 총선이라는 이벤트가 있었고 국민 다수의 유권자들이 사실은 회초리를 들은 거 아닙니까?

◇ 채선아> 그렇죠.


◆ 김민하> 그러면 사실은 이 기자회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반성의 메시지라든가, 지난 2년간 이런 것들은 좀 잘못됐던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은 좀 고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 이런 내용들이 포함됐으면 훨씬 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는 좋은 효과를 발휘했을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반적으로 2년간 잘했던 거 위주로 설명을 했고 앞으로 3년간 계속 이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에 가까운 메시지였기 때문에, 국민이 볼 때는 지금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어떤 반성의 메시지도 있다고 볼 수가 없구나 이런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일부 언론에서는 '자화자찬이었다' 이런 표현까지 나오던데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미흡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 내용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채선아> 네. 그리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정말 오랜만에 했는데 그중에서도 아무래도 가장 관심 많을 법한 얘기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 부분이었어요.


◆ 김민하> 그렇죠. 대통령은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연초에 KBS 대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다." 이건 이른바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거죠. 여기서 잘 보셔야 될 게 이 '사과'라는 단어를 썼다는 거에 대해서 일부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그동안 사과라고는 얘기 안 했는데 이번에 사과라고 한 것은 진전된 메시지다' 이렇게 평가를 하더라고요.

대통령실에서도 '참모들끼리 독회를 할 때는 사과라고는 얘기 안 했는데 대통령이 즉석에서 사과라고 한 것이다, 상당한 진전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제가 볼 때는 사실 이 문장을 좀 뜯어봐야 되는 필요성도 있는 것 같아요.

◇ 채선아> 왜요?


◆ 김민하> '사과를 드리고 있다'지 않습니까? 영어로 따지면 'ing'예요. 그러면 사과라는 거는 언제 시작돼서 진행되고 있는 거냐. 이 문장이 'KBS 대담에서 말씀드렸지만'이라고 시작되지 않습니까? 그럼 지금 'KBS 대담에서 대통령은, 나는 사과를 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과의 의미가 오늘도 지속되고 있고, 마찬가지 얘기를 나는 하는 거다, 라고 말씀한 것이다.

근데 KBS 대담에서 나온 표현은 '박절하지 못해서 매정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잖아요. 그게 국민의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렇게 보면 사실 9일의 이 메시지가 진전된 메시지냐에 대해서는 아마도 여러 평가가 갈릴 수가 있다습니다. 사과라는 단어를 가지고 진전됐다고 하려면 사실은 더 명확하고 더 분명하게, 'KBS 대담 때는 이 말을 못했는데 오늘은 제가 이 말 하겠습니다. 사과합니다.' 이렇게 갔으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또 지금 검찰에서 수사를 한다고 하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이렇게 얘기했고요. 야당에서 얘기하는, 소위 말하는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는, '특검은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봐주기로 했다든지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 즉 부실 수사를 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지금 특검 주장을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정치 공세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채선아> 새로운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 김민하> 그렇죠. 사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대선 때도 우리가 한번 들었던 입장 거의 그대로입니다. 여기서도 설명이 추가로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요. 첫째로 '지난 정권에서 탈탈 털었다'라고 하지만 지난 정권 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뭐냐, 라고 볼 수가 있는데, 이렇게 얘기하면 국민의힘이나 대통령실에서는 '그때 검찰총장이었지만 식물총장이었다. 그리고 수사에 대해서 보고도 받지 못하고 그 당시에 서울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이 진행을 했기 때문에 탈탈 털은 게 맞다' 이렇게 반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에 나올 만한 얘기가 뭐가 있냐면, 아직도 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검찰이 그냥 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혐의가 확인이 안 되면 무혐의 처분을 하든지, 아니면 뭔가 확인이 되면 기소를 하든지 결론을 내야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소환 조사도 안 하고 2년 넘게 계속 들고만 있단 말이에요.

◇ 채선아> 그냥 뭐가 없다면 종결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 김민하> 이 정권에 들어서도 사실은 진행이 안 되고 있어요. 왜 결론은 안 내고 그냥 들고 있는 거냐,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설명이 돼야 되기 때문에 이 정권 들어서도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는 거냐에 대해서는 아마 언론의 추가적인 지적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 채선아> 또 핵심 현안 중의 하나가 채상병 특검이었거든요.


◆ 김민하>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통령은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지원 작전 중에 이렇게 순직한 것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참 가슴 아프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건 당연히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감상을 가진 거에 대해 설명을 한 거고요.

그런데 지금 특검을 어떻게 할 거냐 이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수사를 하고 있고, 이게 검찰로 송치가 될 것이고 결론이 나올 거 아니냐, 그러면 그 결과를 보고 국민들이 이게 미진하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오히려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을 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 채선아> 일단 공수처의 수사를 보자는 거네요. 그런데 채 상병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부분도 논란이 됐잖아요.

◆ 김민하>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고 하는 것은 사실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인데요. 그러면 궁금해지는 게 이종섭 전 장관은 이 의혹과 관련돼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고, 공수처에 지금 고발된 상태고, 수사 대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호주 대사로 임명해서 국외로 내보내려고 한 이유가 뭐냐는 게 지난 총선에서 굉장히 뜨거운 이슈가 됐던 거고요.

거기에 대해서 질문이 나왔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호주는 방산 수출 등의 현안이 지금 있는 상황이어서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을 해야겠다고 판단을 했던 거다. 그런데 그 당시에 고발이 돼 있다는 거는 당연히 알았는데 고발이 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대사 임명을 포기하면 그럼 어떤 사람을 공직자로 임명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출국 금지가 돼 있다고 하면, 그건 얘기가 다를 수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그거는 사전에 알 수가 없었다. 오히려 출국금지된 것이 유출되면 그게 형사처벌 대상이다.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설명을 했는데, 그다음에 이 얘기를 했어요.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비판을 대통령이 직접 했습니다. '사실 소환하지 않는 사람을 출국금지를 하는 경우도 잘 없지만 출국금지를 했다면 반드시 또 소환을 해야 되는데 공수처는 소환을 하지 않고 출국금지를 원래 한 달씩 걸게 돼 있는 거를 두 번을 계속 연장을 했다. 오랜 기간 나도 수사를 해왔는데 이것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라고 했거든요.


◇ 채선아>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비판을 한 거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봐야 될까요?

◆ 김민하> 아마도 이런 얘기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 여러모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게 위험한 발언으로 읽힐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채 상병 특검과 관련돼서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다'라고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먼저 전제돼야 할 게, 채상병 특검과 관련돼서 제기되는 주장은 이 사건과 관련된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라든가 나아가서는 대통령의 격노설, 이런 것들의 진위를 밝히는 게 또 핵심적인 내용인 거잖아요. 물론 대통령이 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설명도 좀 했어요. '격노를 했다기보다는 그 당시에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왜 이렇게 무리한 수색을 했느냐는 차원에서 질책성의 지시를 한 바 있다' 이렇게 얘기해서 격노설을 부정하기는 했는데 어쨌든 밝혀져야 될 사안 아닙니까?

그렇다고 하면 대통령실도 수사 대상인 겁니다.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고 대통령이 얘기하는 게 맞는 얘기가 되려면 공수처 수사에 대통령실이 전면적으로 협조하고, 예를 들면 압수수색이나 이런 게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함부로 압수수색할 수 없거든요. 협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수처가 지정하는 자료를 내줘야 될 거거든요. 만약에 그런 게 진행되면 그런 것도 다 하겠다, 이런 게 보장되는 상황에서 얘기를 해야 돼요.

◇ 채선아> 공수처를 믿는다는 신호를 줘야하는 거죠.

◆ 김민하> '공수처 수사 최대한 독립적으로 보장하겠다' 이런 전제가 있어야 되는데 대통령이 지금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가 이해가 안 된다고 얘기를 해버린 거지 않습니까?

이것과 연결돼서 연상할 수 있는 과거의 맥락이 있습니다. 당시 MBC가 '(임명 후에) 알고 보니까 이종섭 전 장관이 출국금지 돼 있더라, 출국금지가 돼 있는데 호주 대사로 임명을 했더라' 이렇게 보도했어요. 여기에 대해 3월 14일 YTN이 '이종섭 전 장관 임명 철회 없다'면서 단독 보도를 했거든요. 이 YTN 보도에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렇게 얘기합니다. '(MBC의 보도는) 총선이 임박해서 판을 흔들려는 일종의 여론전이다. 특히 공수처와 더불어민주당 친야 성향의 일부 언론이 결탁한 정치공작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대통령이 지금 얘기한 출국금지 조치를 몇 번씩 연장을 하고 소환하지 않고 이러한 것이 공수처의 어떤 모종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얘기를 과거에 이미 거의 유사하게 했어요.

그러면 당시 YTN 보도에 나온 '정치 공작 아니냐'는 인식이 혹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당시에 가졌던 전반적인 인식인 거 아니냐, 라는 의심으로 번질 수 있고요. 그러면 지금 대통령실과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앞서 얘기했던 채상병 특검과 관련돼서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얘기의 진정성이 흔들릴 수 있는 얘기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메시지는 제가 볼 때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는 내놓는 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메시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 채선아> 네. 주요 정치 사안들에 대한 내용 짚어봤고, 이제 세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의사단체와 정부 간의 갈등 관련된 입장도 나왔죠.


◆ 김민하> 그렇죠. 소위 말하는 의정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 다들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은 '내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면 우리 정부 당국이 지난 한 30여 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겠느냐.  그런 것은 없다고 본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한방에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거죠. 여기에 더해서 의사 증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은 의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그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그리고 지역과 필수 의료를 강화해야 된다는 당위에 비추어 볼 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리고 그것을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라고 설명을 했고요. '이것에 대해서 계속 다뤄왔는데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천 명 이렇게 발표한 게 아니다. 충분한 근거를 갖춘 것이다'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의료계가 지금 통일된 입장을 가져오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등등의 다양한 단체들이 이해관계가 서로 다 엇갈리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의대 증원과 관련돼가지고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 그리고 만약에 의대 증원만으로 지금의 어떤 의료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공의들의 어떤 그러한 배려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될 것인지, 필수 의료는 어떻게 강화해야 될 것인지, 수가는 어느 수준으로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서 다 지금 생각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은 증원 규모가 2천 명이 답이 아니라고 하면 다른 규모라도 의사단체들이 통일된 안을 가져오면 받아주겠다, 라고 지난번에 얘기한 바가 있지 않습니까?

◇ 채선아> 그때 했던 얘기랑 똑같아요.

◆ 김민하> 그것이 아직도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일인데, 마냥 이 의료 개혁을 미룰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의료 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무엇보다도 지난번 영수회담 결과에서도 그 얘기를 했는데 야당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대해서 많은 공감과 지지 의사를 표시해 줬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 채선아> 이게 무슨 뜻이 숨어 있을까요?

◆ 김민하> 그러니까 지난번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이 사실은 성과가 크지 않았는데 의료 개혁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가 어쨌든 증원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맞는 거다라고 한 바 있잖아요. 그때도 대통령실이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런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서는 맞다고 했다, 힘을 실어줬다, 이렇게 설명을 했거든요.

야당도 힘을 실어줬다고 하면 최소한 국회 다수당과 그리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여당이 한마음으로 지금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하고 있는 거지 않습니까? 그러면 향후의 구도가 어떻게 되냐면 이 의사단체와 국민을 대변하는 정부와 국회가 의사들하고 대립하는 듯한 그런 구도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그림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이 얘기를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거고, 기자회견에도 반영이 됐다. 대통령이 굉장히 이 얘기를 좋아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뒤에는 국민이 있다는 거죠.

◇ 채선아> 결국에는 의사들에게 그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지금까지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내용을 쭉 살펴봤는데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주실 시간이거든요.

◆ 김민하> 저는 상당히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는 게, 신문이나 이런 거 쭉 보면 어떤 정계 원로라든지 전문가 분들이 이번 기자회견을 놓고 마지막 기회라고 평가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지금 총선에 패배하고 나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메시지가 사실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았기 때문에 반성하고 변하겠다는 충분한 느낌을 주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회초리를 때렸는데 정부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다면 이번 2주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확실히 변했다는 메시지를 줘야 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라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 내지는 원로들의 주문이었어요. 그런데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기자회견에서 그러한 메시지가 충분히 나왔는가에 대해서는 쭉 말씀드린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특히 채 상병 특검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현안 아닙니까? 당장 거부권을 행사할 거냐 말 거냐, 이게 지금 눈앞에 다가왔잖아요. 언론에서 그동안 전망을 하기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했을 때처럼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 이런 부분이 좀 문제가 있다, 가령 특검 추천권이랄지 그다음에 언론에 브리핑할 수 있는 어떤 권한과 절차라든지 이런 부분을 수정해서 여야가 합의하면 내가 거부권을 행사했더라도 나중에 이 수정안을 올리면 수용하겠다, 라든지 그런 절충안을 대통령이 제시하지 않을까, 라고 언론은 예상을 했거든요.


◇ 채선아> 그런데 예상과는 좀 빗나갔네요.

◆ 김민하> 그렇죠.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공수처 수사를 일단 지켜보자, 지켜본 다음에 결과가 미진하면 그때 가서 특검 논의를 하자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지금 당장 목전에 있는 채상병 특검법은 거부권 행사하고 그다음에 국회 절차를 통해서 거부권 행사한 거에 대해서 재표을 하든지 말든지 이거 외에는 지금 사실 상정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거예요.

이렇게 가는 게 맞겠느냐? 채상병 특검은 국민적으로 지지하는 여론도 있는 것이고 채상병이라고 우리가 부르고 있습니다만 이분의 사실은 억울한 사연과 관련돼서는 이렇게 정쟁이나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 이렇게 계속 가는 게 맞느냐에 대한 큰 의문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 점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특별히 아쉬웠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채선아> 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 정리를 해봤습니다.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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