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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창고의 변신…전국 빵덕후 겨냥 나선 정읍 샘골농협[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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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진행 : 소민정 프로듀서
■ 대담 : 정읍 샘골농협 허수종 조합장

전북 정읍시 정우면에 있는 샘골농협은 최근 노후화로 방치돼있던 창고 공간을 카페로 개조했다. 카페에서는 샘골농협 조합원들의 농가에서 수급한 우리 밀과 쌀을 빵과 음료로 만들어 판매한다. 이 일을 위해 샘골농협은 공간 개조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외형상으로는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샘골농협은 카페가 지역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거점 공간으로 거듭나,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침체돼있던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바라고 있다.


◇ 소> 농협 창고가 원래는 어떻게 사용되던 곳인가요?
 
◆ 허> 이 창고가 1972년에 지어진 건데요. 농가들이 생산한 벼를 수매해서 저장하는 양곡 창고로 썼어요. 양곡 창고에도 특등급, 1등급 같은 등급이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면 양곡을 쟁여놓지 못해요. 정부 양곡을 못 둔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 자체 양곡 창고나 식염 창고로 썼었거든요. 창고가 정우면 소재지에 있어서 어떻게 활용해볼까 고민하던 차에 카페로 방향을 잡은 거죠.

◇ 소> 여러 용도 중에 특히 카페를 생각하신 이유가 있나요?

◆ 허> 첫 번째는 제가 조합장 취임할 때 정우면민들이 한 3500명 정도 됐었는데 지금 10년 동안 1천 명 가까이 줄었거든요. 대부분 어르신들이고 면 소재지가 급속하게 쇠약해지는 그런 현상이 있었는데, 면 소재지를 활성화 시키려면 사람들이 일단 와야 되잖아요. 그래서 가장 쉽고 부담감 없이 찾아올 곳이 카페인 것 같았어요.

요즘은 커피 전문점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카페가 많잖아요. 이 지역에서 저희 조합원들이 매년 밀을 한 1천 톤 이상 생산하는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로 특화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빵지순례를 하잖아요. 외부 사람들을 유입시키고 젊은 사람들이 왕래해서 지역을 활성화하는 데에는 카페가 적합할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밀 베이커리 카페로 콘셉트를 잡고 진행 했어요.  

◇ 소> 처음부터 우리 밀을 소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접근을 하신 거네요.
 
◆ 허> 우리 쌀로 음료도 만들고 지금 빵도 만들고 있거든요.
 
◇ 소> 원료 수급은 전부 지역 농가에서 하시고?  

◆ 허> 네. 저희가 직접 다 수매합니다.

◇ 소>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1년 소비량이 얼마 정도 될 거라고 보세요.  

◆ 허> 올해는 십여 톤 정도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게 커지면 100톤 정도는 생각하고 있어요.
 
◇ 소> 100톤을 소비할 경우 몇 개 농가에 혜택이 돌아가는 건가요.  

◆ 허> 지금 조합원 중에 밀 생산하는 조합원들이 65명 정도 돼요.
 정우면에서 생산된 밀로 만든 빵. SAM2 제공정우면에서 생산된 밀로 만든 빵. SAME SAME 제공
◇ 소> 농협에서도 꽤 많이 투자를 하신 것 같던데요.

◆ 허> 총액은 5억 3천만 원 정도 투자를 했고요. 중앙회에서 직접 지원과 무이자 자금을 받았어요. 그리고 전북ESG네트워크협의체가 카페 안에 쓸 수 있는 기자재 등을 기부해줘서 기부금으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또 밖에 사진 찍는 공간도 운영하고 있고요. 개소식 때 정읍시장님이 오셔서 저희 주차장이 좀 더 깔끔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주차장 정비를 지원해주기로 했어요.

◇ 소> 이번 사례를 농협 중앙회 차원에서도 눈 여겨 본다고 들었습니다.

◆ 허> 그동안에는 임대를 줘서 임대업자가 리모델링 하는 곳도 있고 아예 매각을 해서 개인이 사서 리모델링해서 카페 등을 하는 데가 있긴 한데 이렇게 농협에서 자본을 직접 투자해서 그 지역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에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들을 소비할 수 있는 로컬형 카페는 저희가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 7번째가 지역사회에 기여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합원 위주로 운영되는 농협이지만 지역에 대한 고민을 하고 지역의 활성화를 시켜야 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농촌 지역은 소멸화 되고 인구는 고령화되고 활력은 떨어져 가는데 이제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속도를 더디게 가도록 포인트를 줘야 하고, 농협이 지역 주민들과 항상 소통하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역할들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추진한 거거든요.

◇ 소> 덧붙여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 허> 농협은 경영체이기도 하고 운동체이기도 하거든요. 지금까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경영적인 측면만 강조를 많이 했는데 자본주의의 병폐를 뭐랄까요? 보충하고 보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협동조합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역 활성화나 지역 소멸화를 더디게 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농협이 고민을 해야 되고 실행할 시기다. 정부나 지자체에다만 의존할 부분이 아니라 농협에는 자본도 있고 조직도 있고 또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아니까 지역의 특색을 한번 살려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그런 고민의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역할들을 하는 농협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26일에 열린 개소식. 정읍 샘골농협 제공 26일에 열린 개소식. 정읍 샘골농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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