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속초시 장사항 인근 해상에서 혼획된 청상아리의 크기를 측정하고 있는 해경. 속초해양경찰서 제공강원 동해안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상어가 출몰했다.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5시쯤 속초시 장사항 동방 약 1.4km(0.8해리) 해상에서 어선 A호(24톤, 속초선적, 정치망)로부터 "양망 작업 중 정치망에 상어가 죽은 채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혼획된 상어는 길이 약 295cm, 둘레 약 130cm, 무게 약 160kg로 측정됐으며 작살 등 불법어구에 의한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속초해경은 혼획된 상어가 해양보호생물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청상아리로 확인됐다. 청상아리는 보호종으로 심의 중의지만 시행 전이라 아직 해양보호생물에는 해당되지 않아 속초항 위판장에서 7만 원에 위판됐다.
지난해 6월 속초 앞바다에서 혼획된 백상아리의 길이를 측정하고 있는 해경. 속초해양경찰서 제공앞서 지난해부터 동해안 일대에 상어 출몰 빈도가 높아지면서 해양레저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동해안(강원 고성~경북 포항까지)에서 잡히거나 발견된 상어류 관련 신고 건수는 29건으로, 2022년 1건에 비해 급증했다. 특히 29건 중 14건의 상어는 공격성과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 사람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포악 상어류'로 파악됐다.
지난해 6월 23일 오전 7시 30분쯤 속초 장사항 약 2.7km(약 1.5해리) 인근 해상에서 공격 상향이 강한 길이 1m 95cm, 둘레는 95cm 크기의 백상아리가 혼획됐다.
또한 같은 해 8월 1일 오전 10시 26분쯤 강릉시 강릉항 인근 해상에서 레저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던 중 상어가 낚시줄을 끊고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발견된 상어는 청상아리보다 몸이 날씬하고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위쪽이 더 긴 청새리상어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해안에서 상어가 잇따라 발견되자 속초해수욕장 해변에 상어 대처요령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속초시 제공
당시 속초시와 삼척시 등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백상아리를 비롯한 상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역 해수욕장에 그물망 설치와 함께 상어 대처요령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영화 '죠스'에 등장하는 백상아리를 포함해 청상아리와 무태상어, 뱀상어 등 13종은 인간을 공격하는 '포악 상어'로 분류된다. 상어는 주로 따뜻한 물에서 서식하는 난류성인데 기후 변화로 인해 수온이 올라가며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서해안에서는 지난 1959년 7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상어에 물려 숨졌다. 또 2005년 태안 가의도 앞바다에서 상어에 물린 해녀가 중상을 입는 등 국내에서 상어로 인한 인명피해는 모두 7건으로, 이 중 6명이 사망했다. 모두 백상아리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민 속초해양경찰서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동해안에 대형 상어류의 출현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양레저를 즐기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일 강릉항 인근서 발견된 청새리상어. 동해해양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