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카이 귄도안. 연합뉴스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와 '엘클라시코(El clasico) 더비'를 앞두고 내분에 휩싸였다.
바르셀로나는 17일(한국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쿰파니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UCL 8강 2차전에서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에 1대4로 졌다.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합산 스코어 4대6으로 UCL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12분 하피냐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29분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가 공을 몰고 질주한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저지하려다 반칙을 범해 곧바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바르셀로나는 이후 내리 4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UCL 8강에서 탈락한 바르셀로나는 이제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21승7무3패 승점 70을 기록, 1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8·24승6무1패)에 8점 차로 뒤진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엘 클라시코 더비'라 불리며 세계적인 라이벌 매치로 꼽힌다. 스페인어로 '고전의 승부'라는 뜻대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 매치에 올 시즌 우승의 향방이 달려있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격차를 5점으로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바르셀로나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돌연 훈련을 취소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19일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이 UCL 탈락 후 인터뷰에서 동료들을 맹비난해 팀 분위기가 와해된 탓이었다. 당시 귄도안은 'CBS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정말 실망했다. 경기는 우리 손에 있었지만, 이를 PSG에 선물했다"면서 "너무 쉬운 방식으로 경기를 내줬다"고 말했다.
특히 퇴장당한 아라우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귄도안은 "결정적인 순간에 공을 터치하려면 확신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라우호가 공을 터치했는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실점하거나 골키퍼에게 막을 기회를 줘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명이 퇴장당해 10명이 된 건 우릴 죽이는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아라우호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귄도안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 혼자만 알고 싶었다"면서 "나만의 주관, 가치가 있고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결국 귄도안의 발언은 내부 분열로 이어졌다. '스포르트'는 "귄도안은 UCL 탈락하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아라우호를 비롯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주앙 칸셀루 등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귄도안의 발언 후 라커룸이 분열돼 사비 감독은 훈련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