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시민 기억식에서 한 시민이 추모 꽃다발을 놓고 있다. 연합뉴스4·16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서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추모제를 열어 "사회적 재난·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후 4시 16분쯤,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진행됐다. 양형욱 기자시민단체 4·16연대는 16일 오전 4시 16분쯤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을 열었다. 4·16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 70여 명이 노란 리본과 팔찌, 외투 등을 착용한 채 이 자리에 모였다.
전남 영광군의 한 중학교를 다니는 이헌준씨는 직접 써온 편지문을 낭독하며 "안타까운 사고로 돌아가신 형, 누나들. 형, 누나들도 꿈 많던 꽃다운 나이였을 텐데, 그래서 세월호 참사가 더 뭉클하다"며 "앞으로 세월호 참사 20주기, 30주기, 50주기가 돼도 이날을 잊지 않고 더 이상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서울로 온 오기황씨는 "한국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작점이 세월호 참사였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시민들의 안전 의식은 변화했지만, 국가의 태도가 변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억식에 참석한 4·16연대 활동가들과 '기억공간 지킴이'들은 이날 이후에도 사회적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연대해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4·16연대 현민 활동가는 "지난 10년간 '4월 16일의 약속을 가슴에 간직해온 시민들께서 다시 한번 전국에서 '노란 리본의 물결'을 만들어달라"며 "정부의 비협조 속에 지체되는 4·16세월호안전공원 건립을 촉구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를 향하는 사회적 재난·참사 피해자를 낙인찍고 혐오정치의 사냥감으로 내던지는 상황에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의 국가폭력에 대해 국가의 공식 인정과 대통령의 사과, 미공개 정보 공개, 추가조사를 요구했다"며 "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런 정부의 책임 회피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기억공간' 활동가 유혜림씨는 "기억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가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방식"이라며 "많은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그날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오히려 세상이 거꾸로 가는 듯한 지금에도 시민들이 가진 '기억의 힘'을 믿고 유가족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호소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인 16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아 참사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
이날 기억식이 끝난 뒤, 시민들은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기억공간 안에 놓인 희생자 304명의 영정 아래 흰 국화꽃을 놓고 떠났다.
이외에도 서울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관련 행사들이 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16~26일을 안전주간으로 정하고 각 학교가 추모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안전 주간에 학생회 중심의 세월호 추모식, 추모 리본 달기, 추모 편지 쓰기, '인권·안전·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을 주제로 한 토론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하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인근에서는 시민단체 '리멤버0416'이 세월호 10주기 추모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