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려 한 유가족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다 눈물을 닦고 있다. 황진환 기자교육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4월16일)'을 맞아 각 학교에 전달한 '안전주간 운영 안내' 공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월호 추모'라는 표현을 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2022년 공문에는 4월 16일을 '세월호 참사 8주기'라고 명시한 것과 달리 지난해와 올해 공문에서는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이라고만 표기했다. '세월호 지우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공문 캡처
교육부가 지난 9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교육부 안전주간(4.15~4.21) 운영 안내' 공문을 보면, 교육부는 "교육기관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안전실천 문화 확산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안전의 날(4.16)이 포함된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을 '교육부 안전주간'으로 지정·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시도교육청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을 자체 안전주간으로 설정해 실정에 맞는 안전 관련 행사를 추진하고, 관할 학교에도 안내해 안전실천 문화 확산 추진 등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비해 2022년 공문에는 "4.16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이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 학생·교사 등을 추모한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2022년 공문 캡처
이런 가운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년 연속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에 오석환 차관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 이전 교육부 수장이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17년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교육부는 부총리 명의의 추도사만 냈고, 교육부 차관이 부총리를 대신해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했다.
2018년에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했고, 유 전 부총리는 2019년부터 2021년 추도사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주호 장관은 2년 연속 불참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세월호 기억식 대신 같은 시간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국민안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15일 "국민안전의 날 행사와 세월호 10주기 모두 중요한 행사로, 장차관이 역할을 분담한 것이며, 세월호 10주기와 관련해 부총리가 추도사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짧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해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날의 슬픔을 잊지 않고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에는 추도사조차 내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이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은데 대해 '세월호 지우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교원대 김성천 교수는 "이 부총리가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한 것은 세월호 참사를 이념적이고 정치적 사안으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보여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