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한국배구연맹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IBK기업은행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폭풍 영입으로 단숨에 차기 시즌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기업은행은 15일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29·175cm), 미들 블로커 이주아(23·185cm)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소영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7억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5000만 원), 이주아는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4억 원(연봉 3억3000만 원, 옵션 7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기업은행은 17승19패 승점 51로 5위에 머물며 봄 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정규 리그를 3위로 마친 2020-2021시즌 이후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기업은행은 차기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FA 시장에서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FA 대어 2명을 동시에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정관장에서 뛰었던 이소영은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아웃사이드 히터다. 올 시즌에는 어깨 부상으로 1라운드를 통째로 날렸지만 2라운드부터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26경기(87세트)에 출전해 215점에 공격 성공률 37.95%으로 활약하며 정관장을 7년 만에 포스트 시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정규 리그 막판 발목 인대가 파열돼 포스트 시즌을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이처럼 잦은 부상 이력 탓에 이번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들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접전의 순간에 고배를 마셨던 알토스 배구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줄 적임자"라며 이소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소영은 8억 원의 강소휘(한국도로공사), 7억 7500만 원의 김연경(흥국생명), 박정아(페퍼저축은행)에 이어 3번째로 높은 7억 원의 연봉을 받고 기업은행에 새 둥지를 텄다.
기업은행은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이주아까지 영입하며 중앙 라인을 강화했다. 이주아는 올 시즌 흥국생명에서 34경기(128세트)에 출전해 214점에 공격 성공률 41.96%를 기록했고, 블로킹 4위(세트당 0.617개), 속공 5위(47.03%) 등에 올랐다. 구단은 "중앙 공격 강화를 통해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이주아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두 선수의 영입으로 탄탄한 스쿼드가 구축됐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 블로커 포지션의 다양성을 더하면서 차기 시즌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소영, 이주아 FA 영입. IBK기업은행 SNS 캡처기존 선수들과 어떤 호흡을 펼칠지 관심을 모은다. 기업은행은 "각 포지션별 결정력을 갖춘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팀 공격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에는 이미 표승주, 육서영, 황민경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특히 표승주는 외국인 선수 아베크롬비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434점), 공격 종합 2위(35.66%)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이소영이 가세하면서 공수 양면이 한층 두터워졌다. 잦은 부상 이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건강한 몸 상태로 한 시즌을 모두 소화한다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선수다.
이주아는 최정민과 함께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라인을 형성했다. 올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0.827개) 최정민과 4위(세트당 0.617개) 이주아가 호흡을 맞추면 남부럽지 않은 중앙 공격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집토끼 단속을 할 차례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기업은행 선수는 세터 김하경과 미들 블로커 김현정이 있다.
올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한 폰푼(태국)이 차기 시즌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 재도전해 기업은행과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하경의 이적 가능성 역시 적지 않은 셈이다.
김현정은 이주아의 합류로 입지가 더 좁아졌다. 올 시즌 주로 교체로 활용된 만큼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의 구상에 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FA 시장은 오는 17일 오후 6시 문을 닫는다. 기업은행은 "마지막까지 선수 구성에 박차를 가해 2024-2025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