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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재기' 이준석 드라마…김은혜‧안철수도 '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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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 거셌던 수도권, 이재명 아성 경기 남부서 당선
이준석, 尹과 대결서 당권 뺏기고 탈당…'뱃지 4수' 끝 원내 입성
김은혜‧안철수, 출구조사 패배 예상에도 '뒷심'…개인기 입증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주영·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22대 총선 당선인 신분으로 꽃다발을 전달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주영·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22대 총선 당선인 신분으로 꽃다발을 전달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4‧10 총선은 국민의힘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눈에 띄는 명승부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고 '4수의 도전' 끝에 원내에 입성한 이준석 대표가 그런 사례다.
 
총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힘 탈당은 "나만의 넥스트스텝(nextstep)을 밟겠다"고 야심 차게 던진 승부수였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사(社)를 떠난 뒤 만들었던 OS의 이름을 차용하며, 개혁신당을 국민의힘이 탐을 낼 만한 정당으로 만들어 정치적 인수합병(M&A)을 이끌겠다는 포부였다.
 
총선 막판까지도 그의 포부는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개혁신당의 정당 지지율, 비례대표 득표율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설상가상으로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거의 유일했던 이 대표마저 10일 오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공영운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전은 11일 새벽 일어났다.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판단됐던 사전투표 집계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이 대표가 공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것. 캠프 관계자는 득표율이 0.5% 포인트(p) 뒤진 상황에서도 "최종적으로 2.5%p 이상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이 대표의 2.68%p(3278표) 격차의 승리.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렇듯 이준석 캠프의 젊은 인재들은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계산하고 행동했고, 마치 스마트업 직원들처럼 도전적으로 선거에 임했다.
 
이 대표는 선거 직후 작심한 듯이 그간의 서러움이 묻어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집권 2년이 지나가는 대통령인데 아직도 통치나 정치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안 하고 있고, 지금도 그게 심판받은 것"이라며 직격했다.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겨냥, "이번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며 "나 때문이 아니다(라고 생각 할 것)"라고 속내를 풀이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사퇴는 했어도 정계 복귀에 말미를 두었듯이 통렬한 '자기반성' 대신 '윤 대통령 탓'을 하고 있다는 꼬집음이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애증의 사건들을 겪으며 복귀한 일화엔 극적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보수정당 최연소 당 대표로서 지난 대선에서 역할을 했음에도 선거 뒤엔 당내 '왕따'로 고초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성 매매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결국 총선 승리로 상당 부분을 털어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수도권에선 몇몇 이변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후보로서 서울 마포갑에서 승리한 조정훈 당선자, 도봉갑에서 '차은우 논란'을 빚은 안귀령 후보를 밀어낸 김재섭 당선자들이 그렇다. 이들 역시 이 대표의 사례처럼 당보다 후보 개인기의 힘이 빛을 발한 케이스다.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윤창원 기자수도권 중에서도 바람이 거셌던 경기도에서 비록 전통적인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성남 분당갑과 을에서 각각 승리한 안철수 의원과 김은혜 당선자도 개인기와 뒷심을 보여주며 막판 '역전극'을 펼쳤다. 두 후보 모두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조사됐었지만, 안 의원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에 6.55%p 차로 낙승했고 김 당선자는 2.27%p 차로 신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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