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후보들이 10일 국회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로만 10석을 넘기며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총선 이후 '캐스팅보트'로서, 나아가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 위상을 높이게 됐다. 다만 '사법리스크'는 조 대표의 행보에 계속해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오전 5시 기준 80% 넘게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을 보면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약 24%에 달한다. 이 흐름대로 개표가 끝나면 12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이 공식적으로 밝혔던 목표인 10석을 넘어선 수치다.
조 대표는 비례 2번으로서 국회 입성이 유력해졌다.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비례 1번), 이해민 전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비례 3번), 신장식 변호사(비례 4번),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가원 원장(비례 5번) 등도 나란히 당선권에 들었다.
조 대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단숨에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가 주창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구호는 민주당의 정권 견제에 아쉬움을 느끼던 야권 지지층의 표심을 겨냥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퇴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바로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심판론에 재차 힘을 실었다. 그는 이어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사회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이번에 당선된 조국혁신당 의원들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과 법안을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이 현재 흐름대로 최소 12석을 얻는다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은 원내 3당으로서 민주당의 협력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가능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8%)와 더불어민주연합(26.2%)을 제외하면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3.4%)뿐이다.
원내 1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의석 과반을 얻더라도 개헌이나 대통령 법률안 거부권 무력화 등을 시도하려면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해 200석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조 대표가 캐스팅보트로서 자신의 역할을 키우고 영향력을 넓혀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야권 내 잠재적인 대권 주자로서 조 대표의 역할에도 이목이 쏠린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의 원내 진입이 실패한 상황에서 경쟁자도 줄었다. 조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 야권 내 패권을 두고 본격적인 다툼에 나설 수도 있다. 조국혁신당은 현재로선 원내 교섭단체 구성 기준(20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조 대표와 힘을 합치길 원하게 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만 조 대표가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본인과 조국혁신당의 앞날에 잠재적인 큰 변수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최종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비례 8번인 황운하 후보 역시 청와대 하명 수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이들은 의원직을 잃는다. 조 대표란 구심점이 사라질 경우 당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