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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잊지 않을게'…에세이·기록물 추모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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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철조망 사이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철조망 사이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4.16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김종기 공동상임위원장이 3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4.16연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4.16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김종기 공동상임위원장이 3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4.16연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봄이 다시 왔다. 설레는 가슴으로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은 어느새 스물여덟 살이 되어 있었다. 얼굴도 그대로. 꽃 피는 봄도 그대로. 사진 속 해맑게 웃는 모습도 변하지 않은 채 가족들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다양한 추모·기록 서적들이 출간됐다. 참사 당시 상황과 이후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부터 사고 조사위원회의 기록을 훑어본 기록물까지 때론 가슴 아프고 때론 담담한 시선으로 그날을 들여다본 책들이다.

'책임을 묻다'(굿플러스북)는 건우 아빠 엄마 김광배·김미나 씨, 준형 아빠 장훈 씨, 호성 엄마 정부자 씨 등 유족을 비롯 작가와 변호사들이 참사 이후 10년간 수사 자료와 판결문을 읽고 정리한 보고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아침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내 CCTV를 수없이 돌려보고 10년 동안 밝혀진 수많은 진실과 기록들을 3년간 정리해 담았다. 304명의 죽음 앞에 여전히 남겨진 미해결 과제들과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정리했다.

굿플러스북·진실의힘 제공 굿플러스북·진실의힘 제공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진실의힘)은 2016년 '세월호, 그날의 기록'으로 참사 진상규명의 토대를 놓은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지난 10년 동안 쌓인 질문을 다시 던지며, 진실의 조각들을 모아 분석한 기록집이다.

이 책은 특히 2017년 선체 인양 후 이뤄진 선조위와 사참위의 침몰 원인 조사, 특별검사의 수사, 해경지휘부에 대한 검찰 특수단의 수사와 재판기록은 물론 브룩스벨(BrooksBell)과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MARIN) 등 해외 전문기관의 조사와 시험, 대한조선학회의 공식 의견 등 지난 10년 동안 쌓인 모든 자료를 새로운 관점으로 검토·분석했다.

아울러 기록팀은 해경이 구조에 실패한 원인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날 해경지휘부가 무슨 일을 했고 무슨 일을 하지 않았는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짚으며 가장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해경이 가장 무책임하게 행동해 결국 구조에 실패한 과정을 밝혔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한겨레출판)는는 세월호 생존자, 유가족, 활동가들을 인터뷰하고, 안전사회를 위한 다음 걸음을 고민하는 책이다. 피해자와 연대자들의 광장이자 집이자 쉼터였던 '세월호 기억공간',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만, 단원고 4·16기억교실, 설립 반대 압력에도 착공을 앞둔 안산시 4·16생명안전공원 등을 재조명했다.

한겨레출판·온다프레스 제공 한겨레출판·온다프레스 제공 
'520번의 금요일'(온다프레스)은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정리한 10주기 공식 기록집이다. 2022년 봄부터 2년 여간 단원고 피해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을 총 148회 인터뷰하고 참사 관련 기록들을 검토하여 종합해낸 책이다. 작가들은 수백 명 각각의 신산한 삶들을 그들 각자의 관점으로 듣는 동안, 가족들의 갈등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고 그것을 '제3자의 시선'으로 일별하고자 했다.
 
작가기록단은 이와 함께 이제는 20대 후반 청년의 삶을 살고 있는, 세월호참사 당시의 생존자,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온다프레스)도 펴냈다. 단원고 생존자 9명, 희생자의 형제자매 6명, 20대 시민 연대자 2명, 그리고 단원고 생존자들이 참여한 단체 등을 인터뷰하고 '세월호 청(소)년'이 자신 앞의 재난에 마주 서서 '어린 피해자'로서 겪은 차별 앞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풀어냈다.

'세월호 그 후 10년'(눈빛출판사)은 지하철 노동자이기도 한 저자가 지난 10년간 광화문광장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동거차도를 반복해 드나들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유가족들의 아픔과 현장을 기록한 사진집이다. 16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25일부터는 제주 큰바다영 사진예술공간에서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전을 갖는다.

'재난의 예술'(그린비)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 문화가 세월호 참사의 뼈아픈 교훈을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변화의 계기로 삼아왔는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던 다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 세월호의 아픈 이미지들이 전하려 했던, 그러나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말해지지 못한 고통과 구원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인지, 예술은 그 고통과 구원의 이야기를 어떻게 재현할 수 있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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