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범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도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던 박효준(28)이 마이너 리그에서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효준은 8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슈거랜드 콘스텔레이션 필드에서 열린 슈거랜드 스페이스카우보이스전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현재 박효준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라스베이거스 에이비에이터스 소속이다.
상대 투수는 빅 리그에서도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베테랑 우완 저스틴 벌랜더(41·휴스턴 애스트로스)였다. 벌랜더는 어깨를 다쳐 마이너 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벌랜더는 2011년, 2019년, 2022년까지 사이영상을 세 차례 수상한 MLB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통산 257승 141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월드 시리즈 우승 경험도 2번(2017년, 2022년)이나 있다.
하지만 박효준은 벌랜더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았다. 1 대 1로 맞선 2회초 1사 2루 기회에서 박효준은 벌랜더의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도루까지 성공한 뒤, 후속 타자의 3루타 때 홈 베이스를 밟았다.
박효준은 팀이 5 대 1로 앞선 4회 초엔 선두 타자로 나섰다. 평범한 타구를 쳤지만 상대 3루수 수비 실책 덕분에 1루로 살아 나갔다. 이후 후속 타자의 볼넷과 2루타가 이어지며 다시 한번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점수 차가 5점으로 벌어지자 벌랜더는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벌랜더는 이날 첫 재활 등판에서 3이닝 동안 65구를 던지며 7피안타 6탈삼진 1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벌랜더가 내려간 상대 마운드를 상대로도 박효준은 안타와 볼넷을 1개씩 더 뽑아냈다. 이날 박효준은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트리플A 시즌 타율은 2할2푼2리(18타수 4안타)을 기록하게 됐다.
박효준은 지난해 11월 오클랜드와 마이너 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 선수 신분으로 MLB 시범 경기에 출전했다. 시범 경기에서 44타수 21안타 1홈런 9타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고, 타율은 4할7푼7리를 남겨 빅 리그 로스터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하지만 박효준은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했다. 오클랜드 구단은 박효준보다 성적이 떨어졌던 2001년생 대럴 에르나이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이로써 박효준은 올 시즌을 마이너 리그 트리플A에서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