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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요구한 '원팀' 꾸린 의료계, 공은 다시 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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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총선 직후 전공의·의대생·의대교수 단체들과 합동 기자회견 예고
박단-尹 대통령 면담에는 "의미 있다" 평가하며 의료계 내분 서둘러 진화 나서
여권, 총선 패배시 증원 정책 수정 불가피할 듯…한덕수 총리 "숫자 매몰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후 들끓었던 의료계가 내분을 정리하고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전공의, 의대생, 교수들이 총선 직후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공은 다시 윤석열 정부로 넘어갔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그는 아무 말 없이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앞서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박 비대위원장은 면담 직후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려 면담이 소득 없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비대위는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차기 의협 회장에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이 박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면담을 두고 '내부의 적'이라고 언급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터져나온 내부 갈등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의료계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번주 내로 의협 비대위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요구했던 단일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의료개혁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를 향해 합리적 단일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의대 증원 2천 원점 재검토' 단일안 예고한 의료계, 정부 수용할까

이동하고 있는 의료진. 연합뉴스 이동하고 있는 의료진. 연합뉴스 
의료계는 한 목소리로 정부에 '의대 증원 규모 원점 재검토'를 요구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했다"며 "2천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부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조금만 양보하면 금방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를 거의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다"며 "더 길어지게 되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없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0일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할 경우 의대증원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거라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석이다.

정부도 2천명 증원 철회를 시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의료계와 유연한 입장을 갖고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며 "현실적으로 의료계 내에서 통일된 안이 도출되기 어렵다면 사회적 협의체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빨리 구성해서 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는 말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 김 위원장은 "2천명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건 한 총리는 물론 윤 대통령의 담화에서도 나온 이야기"라며 "발언 이후 행정 절차가 멈추거나 변화된 부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미 붕괴 직전에 다다른 의료계 현장을 되돌리기 위해 의정 갈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7일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인턴이 임용을 포기해 향후 5년간 응급의학과는 전공의 부재를 감당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도 없어 보인다"며 "응급 의료는 이미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더 이상 정치적 시간 끌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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