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피해자 이모씨가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친구의 유품을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진실화해위 제공공권력으로부터 잔혹한 인권 유린을 당한 '선감학원 사건' 피해 지원금 지급이 원아대장 작성 이전 사례에도 확대 적용된다.
4일 경기도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가운데 원아대장 작성 이전 입소자에 대해서도 지원금 지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1955년부터 선감학원 폐쇄 때(1982년)까지 작성된 원아대장에는 모두 4691명의 명단이 담겨 있다.
선감학원이 설립된 1942년부터 원아대장 작성 전까지 입소자는 명단이 없어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에 도는 피해자단체 등의 보증과 '경기도 선감학원사건 피해지원심의위원회'의 검토·심의 등 별도 검증 절차를 거쳐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을 구제하기로 한 것이다.
5일부터 신청을 받아 이르면 6월 말부터 피해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도는 지난해부터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500만 원의 위로금(일시불)과 월 20만 원의 생계보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대상자는 204명이다.
마순흥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선감학원 피해자분들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실추된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감학원 피해자들에게 사과 및 위로를 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수원시 팔달구 옛 경기도청사로 자리를 옮긴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 "만약 지원사업을 모르면 알려드리고, 가족들에게 혹시 폐가 되거나 부끄러워서 안 하시는 분들도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드리자"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인 1942년 안산 선감도에 설립 후 1946년 경기도로 관할권이 이관된 선감학원은 국가가 부랑인 문제 해소와 도시환경 정화 등을 명분으로 신고단속체계를 구축해 아동들의 신병을 확보 후 수용하는 시설로 쓰였다.
1956년 정부의 '부랑아 근절책 확립의 건'에는 '부랑아 조기발견, 수용보호, 본적지 송환, 부랑행위 방지'가 목적으로 명시됐지만, 실제로는 부모와 주거지가 있고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복장이 남루하거나 주소를 모른다는 이유 등으로 끌려가는 사례가 잇따랐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에서 원생들은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등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것을 비롯해 급식 양이 부족해 열매, 들풀, 곤충, 뱀, 쥐 등을 잡아먹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시설 내 가혹행위로 심각한 신체·정신적 후유증을 앓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아동들의 인적 사항을 임의로 변경해 실종자가 발생하거나 가족관계와 원적을 회복하지 못한 사례들도 조사됐다. 이는 CBS노컷뉴스를 통해서도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관련 문서 등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진실화해위의 권고에 따라 도는 공식 사과에 이어 각종 지원정책을 운영 중인 반면, 가해자이던 공권력의 최상위 주체인 정부(당시 법무부·내무부·보건사회부)는 사과와 피해 지원에 나서지 않는 등 아직도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