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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있는 농담도 엇갈리네' 현대건설의 자신감, 흥국생명의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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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 도드람 V-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 현대건설2023-24 도드람 V-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 현대건설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현대건설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이 열린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양 팀 사령탑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뼈 있는 농담을 건넸는데 두 팀의 엇갈린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규 리그 1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인터뷰실에 가득찬 취재진을 보며 "바쁘신데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현대건설이 2승으로 앞서 있어 이날 승리하면 우승이 결정되는 만큼 이날 현장에는 취재 기자만 30명이 넘었다.

강 감독은 "(프로야구 개막 등) 다른 일도 하셔야 하는데 오늘 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는 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현대건설은 정규 리그 뒤 12일 동안 휴식을 취해 체력적인 우위에 있다. 특히 1, 2차전에서 잇따라 풀 세트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둔 만큼 분위기는 최상이다. 그런 만큼 강 감독은 "이날 특별히 전술에 변화는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강 감독은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와 챔프전에서 2승 뒤 3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한 지난 시즌과 관련해 "그건 지난 시즌 얘기"라면서도 "스포츠에서는 그런 일이 나오지 말라 법은 없지 않나. 이런 점을 선수들도 인지하고 그런 결과가 안 나오도록 잘 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렵게 이겼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가 강하다는 것"이라면서 "1세트를 잘 풀어가면 저쪽의 피로도가 빨리 올 거라 생각하고 안 돼도 1차전이라 생각하고 차분히 풀어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야 할 판이다. 2패로 몰려 자칫 홈에서 상대 우승 축포를 구경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현대건설과 챔프전에서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흥국생명 선수들. 연합뉴스현대건설과 챔프전에서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흥국생명 선수들. 연합뉴스

아본단자 감독은 "2경기를 다 져서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2경기 다 볼 1개 차이였는데 조금 더 집중력을 갖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에너지와 집중력이 잘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흥국생명은 시즌 내내 세터가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경기 전에 세터들에게 따로 얘기한 건 없다"면서 "정규 시즌이든 1, 2차전이든 과거다. 오늘 집중해야 한다. 좋은 결과 얻기 위해서는 오늘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걱정은 남는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부처에서 윌로우 존슨의 백어택에 의존하는데 속공이나 김연경의 후위 등 다른 패턴에 대해 묻자 "세터들에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 세터와 공격수, 서브 등 순간의 선택이 작용한다"고 에둘러 즉답을 피했다.

다음 답변에서 진심이 나왔다. 아본단자 감독은 "남자 배구면 반바지라도 갈아입고 들어가겠는데 여자 경기라 들어가지 못한다"는 농담으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시즌 도로공사의 기적을 바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배구에서는 마지막 콜 전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현대건설보다 상황이 어렵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고, 파이팅 나왔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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