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제공▶ 글 싣는 순서 |
①제주 총선 어젠다 '제2공항 해법' 주민투표 vs 조속추진 (계속) |
제주 제2공항 문제는 2015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예정지로 발표된 이후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막론하고 9년째 단골 이슈다.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도 제주 제2공항 문제는 해당 선거구인 서귀포시는 물론 제주시갑과 제주시을 선거구에서도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다.
문제는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워낙 팽팽해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주CBS 등 언론4사가 제주 제2공항 갈등 해법을 총선 후보들에게 질의한 이유다.
고상현 기자우선 제주시갑 선거구의 후보들은 현 제주공항이 위치한 지역구 특성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고 도민 공감대 형성 등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민주당 문대림(58) 후보는 제주 제2공항 찬반을 떠나 도민이 우려하는 조류 충돌과 용암동굴 보전 등이 명확하게 정리돼야 하고 국내선과 국제선 구분도 없이 현 제주공항과 동일하게 제2공항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특히 찬반 단체와 국토부, 제주도, 도의회로 5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투표나 확장된 공론조사 방식으로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민의힘 고광철(48) 후보는 경제회복을 위한 대규모 국책사업은 필요하다면서도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상권 수요의 분산이 우려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말로 제주시 노형동과 연동의 상권이 위축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 후보는 이어 제주 제2공항이 오랜 숙원사업이자 가장 큰 갈등 요인이었던 만큼 도민 전체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상현 기자제주시을 선거구의 세 후보는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중립과 찬성, 반대로 갈려 3인 3색의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현역 국회의원인 민주당 김한규(49) 후보는 정치인들이 개인 입장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에서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는 만큼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이어 주민들 스스로 참여해 결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결론이 나도납득할 수 있다며 주민참여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승욱(56) 후보는 제주 동부권 경제발전과 미래의 먹거리 성장 동력을 위해 제2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제2공항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공항수익, 배후도시의 활성화 등 긍정적 영향을 열거했다.
다만 김 후보는 새만금공항 건설을 예로 들며 사업의 모든 단계를 책임지고 갈등관리도 하는 정부의 종합사업관리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정의당 강순아(39) 후보는 도민들에게 경제적 효과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줄 것이고 상하수도와 쓰레기 문제 등으로 제반비용의 지출이 더 클 것이라며 제주 제2공항은 전면 백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제주에서 주민투표로 찬반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향후 대규모 개발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상현 기자제주 제2공항 예정지가 있는 서귀포시 선거구의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제주 제2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추진 속도와 방법론을 놓고는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현역 국회의원인 민주당 위성곤(56) 후보는 군사기지화가 아니라면 제주 제2공항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얼마나 빠르게 짓느냐보다 어떻게 지어야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피해가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 후보는 또 충분한 정보제공과 숙의 과정, 투명한 의견수렴이라는 민주적 의사결정이 없을 때 갈등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고기철(61) 후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고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점을 의식해 정부가 고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 실시설계에 착수해야 한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요구했다.
고 후보는 또 모든 이견을 해소하겠다는 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지금 시점에선 공항 운영권 확보를 통한 도민 이익 극대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