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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통신사들은 왜 '탈통신+AI'를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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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40주년 토론회서도 같은 주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 위해 AI 사업 몰두
통신사들 우선 'AI 비서 서비스'에 초점

유영상 SKT 대표. SKT 제공유영상 SKT 대표. S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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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이제 우리는 AI(인공지능)라는 새로운 시대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마치 '전기'가 20세기의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는 21세기의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입니다."
(유영상 SKT 대표,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

"통신 회사가 성장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세상이 AI로 다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AI로 혁신해야 하는 계기가 됐어요. AI 가속열차에 지금이라도 뛰어서 타야죠."
(김영섭 KT 대표, MWC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섭 KT 대표. KT 제공김영섭 KT 대표. KT 제공
이미 AI기업을 선포한 SK텔레콤부터 'AICT(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한 KT, AI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서겠다는 LG유플러스까지 국내 통신사 모두 아이러니하게도 통신사 40주년이 된 지금 '탈(脫) 통신'을 외치고 있다. 그들이 일제히 바라보고 있는 곳은 AI 사업이다. '모바일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부터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 발표까지, 통신사들이 AI를 최우선으로 말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선 통신사들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확연히 드러났다. 작년엔 논의의 초점이 'LLM(거대언어모델)을 누가 더 크게 잘 만드냐'에 맞춰졌다면, 올해는 그 LLM을 가지고 어디에 쓸 것이냐, 그래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 구체적인 '수익'의 관점으로 전환됐다.

이에 통신사들이 선택한 건 'AI 비서 서비스'다. 고객의 관여도를 높이기 위해 추천과 대행이 중요하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도이치텔레콤은 '앱프리(앱이 없는)' 폰을 선보이며 음성으로 여러가지 앱을 대신 서비스 해주는 기술을 선보였고, SKT는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출격시켰다. 유영상 SKT 대표는 MWC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서비스가 생겨날 것이라고 보는데, 그게 PAA(개인형 AI 비서)라고 본다"면서 "에이닷이 꿈꾸는 미래가 그것이고 그 부분에서 분명히 엄청난 큰 시장이 올 것이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AI 반도체 공급사, 단말기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퀄컴과 ARM 등 반도체 공급사들과 삼성전자와 아너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각자의 부스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주요 기능을 선보였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다.

업계는 제조사와 반도체 공급사들이 합심해서 내놓은 온디바이스형 AI에 주목하고 있다. 파급력이 가장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온디바이스의 특장점은 데이터가 멀리 떨어져 있는 클라우드까지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기기 내'에서 '곧바로' AI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삼성 AI폰에서 가장 획기적이라고 주목을 끈 부분도 인터넷 연결 없이도 실시간으로 번역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KISDI 경쟁상황평가 각년호(MVNO 제외)KISDI 경쟁상황평가 각년호(MVNO 제외)
이동통신 50주년 토론회에선 통신사들이 AI로 방향을 튼 이유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이유가 나왔다. ①새로운 성장 동력의 창출 부진, ②더 많은 경쟁 달성 이후(next)가 없다는 점이 꼽혔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시대, ICT가 가야 할 길: 전망과 과제'라는 발표에서 "평균 3만원 선의 ARPU(가입자 당 평균 매출) 하락 후 유지 추세가 계속됐다"면서 "통신사들끼리의 더 많은 경쟁이 이뤄졌지만, 그 이후는 물음표가 붙는다"고 지적했다.

80년대 이후 이동통신 서비스의 발전은 한국이 ICT 강국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2010년대 이후 통신 산업의 발전 속도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통신사들도 '다음 먹거리'인 AI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017년부터 MWC를 참관해온 범용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컨설팅 부대표는 "고객 입장에선 누가 더 '혜택'을 주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과거에는 통신사가 주로 그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제조사 쪽에서도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범 부대표는 "통신사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더 좋은 품질, 더 빠른 속도,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지금의 통신사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로 큰 차별화가 없다"면서 "통신사들도 성장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할텐데, 그럼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 지 고객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지점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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