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공천과 당무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포항시장과 강서구청장 공천 등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이 저한테 역정을 내면서 (공천) 얘기한 것은 이례적이었다"며 "추가적으로 들어보니, 특정 인사가 김건희 여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포항 바닥에서 본인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하고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런 부분은 사실이든 아니든 거론된 당사자와 얘기해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해, 긴급하게 (김 여사에게) 전화해 어디 계시냐, 전화상으로 할 얘기가 아니니까 (김 여사와 만나) 확인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경북도당만 지방자치단체장 경쟁력 조사를 실시해, 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포항과 구미의 지자체장에 낮은 점수를 줘 공천 배제 대상이 됐었다. 시스템을 가장한 사실상 '컷오프' 공작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이 의원은 해당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해, 중앙당에서 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컷오프됐던 이강덕 포항시장이 다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또 강서구청장 공천에도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당협위원장 세 명이 다 (김태우 전 구청장 공천을) 반대하는 상황이라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은 민주당 돕는 일 아닌가, 그런 사람들은 안 된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원칙이나 철학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의 원칙이 그런 것이겠구나 하겠는데, 맥락 없이 얘기를 하고 그래서 '원칙은 아니구나' 싶었다"며 "사람을 보고 인별로 따져 구체적으로 개입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 전 구청장은 당선됐지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전격 사면·복권하면서 지난해 보궐선거 출마 기회를 얻었지만 패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은 시작부터 당대표에 대한 당무에 개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누가 만들었나. 멀쩡하던 김기현 대표를 자른 것도 윤 대통령이 만든 것 아닌가"라며 "이준석은 누가 잘랐나. 당대표를 신나게 잘라대는데, 공천에 있어서 별일이 없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의 추가 공천 개입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친분 따라 공천했다고 판단되는 지역구가 최대 몇 곳인가'라는 질문에 "수치를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곳들(포항, 강서구청)에 국한된 건 아닐 것"이라며 "집권 초 대통령 권한이 막강할 때는 알면서 넘어갔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