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코레일유통 임원, 낙하산 발탁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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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회사 내부 갑질로 속 시끄러운 코레일유통③]
진보·보수 정권 상관없이 내려온 여권 낙하산 인사
'강화에서 못 이기면 말짱 꽝'…보수 정치권이 보는 강화군수의 지위
다가오는 총선…다시 주가가 높아지는 강화군

코레일유통 제공코레일유통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낙하산 임원 한마디에 날아간 설 대목…코레일유통 갑질 논란
②"모욕·강매·인사보복 협박도"…코레일유통 임원의 직장갑질
③'갑질 의혹' 코레일유통 임원, 낙하산 발탁 배경은?
(끝)

최근 협력사와 직장 내 갑질 의혹이 불거진 코레일유통 임원의 임명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레일유통의 공시 사항에서도 관련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임명을 두고 정치적 셈법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8일 코레일유통 전자공시에 따르면 갑질 의혹이 제기된 임원 A씨의 경력은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연구위원과 국회의원 보좌관이다.
 
유통사업 정책·전략 및 매장운영, 편의점 상품개발 및 운영, 상생물류 지원사업, 직영특산품 기획·운영 관리, 공공 유통 플랫폼 운영·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업무 특성과 연관이 적다.
 

진보·보수 정권 상관없이 내려온 여권 낙하산 인사


더구나 지난해 코레일유통이 임원 공고를 낼 당시 요구했던 자격요건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결격사유가 없는 자 △부패방지법상 공공기관 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은 자 △유통분야 전문가 △기업경영과 공공기관 업무에 관한 전문지식과 이해와 경험이 풍부한 자 △조직관리와 경영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조직관리 능력자 등이었다.
 
그동안 A씨의 자리는 진보·보수 정권과 상관없이 여당인사의 낙하산 자리로 여겨졌다. A씨 전임자였던 전 코레일유통 임원 B씨는 문재인 정권 말기였던 2021년 6월 발탁돼 지난해 퇴임했다. B씨의 경우 임명 당시 대표 경력으로 언론인인 경력과 조경 관련 컨설팅 업체 대표 경력을 내세워 발탁됐다.
 
B씨는 언론인 시절 해양수산부를 출입하다가 당시 해수부 장관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노무현 정권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지냈다. 이후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당시 그의 후원회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이후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언론특보를 맡기도 했다.
 

'강화에서 못 이기면 말짱 꽝'…보수 정치권이 보는 강화군수의 지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A씨의 임원 발탁을 두고 세간에서는 그가 인천 강화군수 아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철도는 물론 전철조차 없는 강화군과 코레일유통 사이에 공통점은 없지만 A씨의 직위가 그동안 '여권 인사의 낙하산 자리'로 이용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심증에 무게가 실린다.
 
A씨의 경우, 그의 아버지가 유천호 강화군수라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강화군은 기본적으로 인천시내 지역으로 육로를 통해 이동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지형적으로 인천시내와 강화군 사이에 김포시를 끼고 있는 데다 인구도 6만8925명(2024년 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 기준)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강화군은 독특한 정치 지형 때문에 매 선거 때마다 '보수정치권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강화군은 19대 총선까지는 인천 서구와 같은 선거구에 속했는데 신도시가 속해 있던 서구에서의 민주당계 우세를 상쇄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여파로 당시 강화군이 속했던 인천 서구·강화을 선거구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단 한번도 민주당계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후 강화군은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인천 중구·동구·옹진군·강화군 선거구에 포함됐는데 이때도 '강화군에서 이기는 후보가 당선된다'는 현상이 반복됐다. 20대 총선의 경우 이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와 민주당과 선거연대한 정의당 조택상 후보, 국민의당 김회창 후보,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맞붙었는데 안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안상수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4만1504표를 얻어 3만9842표를 얻은 배준영 후보를 1662표(1.28%) 차이로 눌렀다. 이때 안 후보는 중구·동구·옹진군에서 모두 득표 순위 2위를 기록했지만 강화군에서 몰표가 나오면서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9개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을 배출했지만 강화군만 유일하게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유천호 군수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때 인천시의회도 대부분 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됐는데 유일하게 강화군에서만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을 배출했다.
 
2020년 21대 총선 때에도 '강화군 징크스'는 이어졌다. 당시에는 중구·옹진군·강화군 선거구로 민주당 조택상 후보와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의 양강구도의 선거가 치러졌는데, 이때도 조택상 후보는 인구가 가장 많고 영종신도시를 두고 있는 중구에서 배준영 후보보다 8850표를 앞섰지만 중구 인구의 절반도 안되는 강화군에서는 오히려 9700표가 뒤처지면서 선거에서 패했다.
 
이 선거에서 배 후보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배 의원은 초선 임에도 인천시당위원장, 미래통합당 대변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을 맡는 등 당내 중진 역할을 맡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 강화군수 선거 때는 국민의힘에서 무공천 방침을 세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유천호 후보와 윤재상 후보,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유천호 후보가 47.3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강화군은 15대 대선 이후 줄곧 보수후보를 지지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른 19대 대선 때는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39.07%를 득표해 27.86% 득표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10% 이상 앞섰다. 20대 대선 때도 강화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60.9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가오는 총선…다시 주가가 높아지는 강화군


이같은 배경에서 인천 강화군은 보수 정치권에서 수도권의 중요 전략지역이다. 강화군수가 보수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보다 영향력이 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그러한 강화군 정치권력의 정점이다. A씨가 코레일유통 임원으로 발탁되기 전 경력도 배준영 의원실 보좌관이었던 점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음 달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도 강화군은 중요한 전략지역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의 의석 확보가 필요한 여당 입장에서는 중구·옹진군·강화군 선거구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인구 14만명의 중구 가운데 영종신도시의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10만을 넘었다. 야당에게 호재고, 여당에게는 악재다.
 
인천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선거구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이전 선거처럼 중구에서 뒤처진 보수 득표를 강화군 유권자들이 상쇄해줘야 한다"며 "강화군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화군수의 가치가 또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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