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토 유코 작 '가타부이, 1972'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오키나와 반환, 제2차 세계대전, 파시즘 등 현대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은 최신 일본 희곡을 낭독극으로 만난다.
제11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이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다. '가타부이, 1972'(22·24일)와 '조지 오웰-침묵의 소리'(23일) 등 2편을 무대에 올린다.
한일연극교류협의회와 일본의 일한연극교류센터의 연중 행사다. 두 단체는 해마다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희곡집 발간, 낭독공연,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양국의 연극 경향을 소개하고 한일 연극의 교류를 촉진하는 창구로서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가타부이, 1972'는 나이토 유코 작가가 오키나와 반환 문제를 온기 어린 휴머니즘으로 묘파해낸 연작 희곡의 첫 작품이다. 오키나와에서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남긴 상흔을 짚어보고 역사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고 작용하는지를 섬세한 필치와 잔잔한 스토리로 그려낸다.
특히 미군정 27년을 겪은 후 일본 반환을 앞두고 내홍을 겪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복잡한 속내는 분열과 갈등이 심화하는 지금의 국내외 정세와 중첩된다. 오키나와 일본 반환 50주년 기념 공연 첫 작품이다. 올해 '가타부이, 1995'와 내년 '가타부이, 2025'로 이어진다. 낭독공연 연출은 '전화벨이 울린다' '당선자 없음'의 이연주가 맡았다. 이윤재, 이주영, 신강수, 황은후, 김상보, 박수진 배우가 출연한다.
'조지 오웰–침묵의 소리'는 스즈키 아쓰토 작가가 발표한 4부작 '국가와 예술가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다. 조지 오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BBC(영국방송협회)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했던 시절과 그 후 이야기를 무대에 담았다.
파시즘에 대항해 싸우는 한편으로 인도 식민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영국 정부에 협력하게 된 조지 오웰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일본의 전쟁 수행과 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영국인의 시각에서 다룬다. 낭독공연은 '아일랜드' '현장검증' '진흙'의 서지혜가 연출한다.
24일 공연이 끝난 직후에는 이번 낭독공연 작가인 나이토 유코와 스즈키 아쓰토가 직접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이야기 콘서트' 시간을 마련했다.
국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