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는 '인공지능(AI)폰'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를 출시하면서 AI폰 경쟁의 방아쇠를 당겼다면,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을 포함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AI폰을 선보이며 불꽃튀는 AI폰 전쟁을 예고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WC 개막일인 26일(현지시간) 행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첫 AI폰 갤럭시 S24의 AI 기능 강화와 생태계 확장 등 후속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연내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생성형 AI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작 갤럭시 S23에도 생성형 AI 기능이 포함된 최신 운영체제(OS)버전 'One UI 6.1'을 다음달 말부터 업데이트 한다.
AI폰은 생성형 AI모델인 대형언어모델(LLM)을 내장해 인터넷 없이 고성능 AI 기능을 구현하는 차세대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24는 자체 개발한 '가우스'와 구글 '제미나이'를 포함한 여러 LLM을 합친 '갤럭시AI'를 탑재했다. 실시간 통화 통역과 문자 번역, 웹사이트 번역과 요약, 사진과 영상 편집이 대표적 기능이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도 현장을 찾아 AI 폰 생태계 확장 방안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MWC 개막을 앞두고 올린 기고문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구상했던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셉트는 기술 발전 및 고도화를 통해 더 새롭고 혁신적인 기능들로 지속 소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제공북미 진출이 막힌
중국 제조사들도 MWC 무대에서 AI폰을 공개한다. 아너는 자국에 출시한 매직6에 고급 자동차 브랜드 포르셰와 협업한 디자인을 넣은 '매직6 RSR 포르셰 디자인'을 선보인다. 매직6는 번역·편집 등 갤럭시S24와 비슷한 기능은 물론 '매직 캡슐'과 '매직 포털' 같은 차별화한 기능을 지원한다. 매직 캡슐은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해 앱을 실행하는 등의 동작을 수행하고, 매직 포털은 주소가 포함된 장문 메시지를 길게 누르면 자동으로 지도, 내비게이션, 우버 같은 앱과 연동하는 식으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해준다.
비보는 15일(현지시간) 유럽에 출시한 'X100'을 전시할 것으로 보인다. 매직6와 비슷한 수준의 LLM '블루LM'을 탑재했다. 챗GPT 같은 챗봇 '블루하트리틀V'와 함께 시각장애인용 '비보 씨(See)' 기능을 담았다. 비보 씨는 카메라를 통해 주위 환경과 움직임을 AI가 인식해 문장으로 설명해주는 기능이다. 샤오미의 '샤오미14'와 원플러스의 '원플러스12'도 AI모델이나 OS를 통해 통화 요약 같은 AI 기능을 선보인다.
도이치텔레콤은 퀄컴과 함께 '앱프리(앱이 없는)' AI폰 기술을 시연한다. 기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AI 비서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과 숙박 예약처럼 필요한 서비스별로 설치해야 하는 무수히 많은 앱을 AI 비서 하나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항공편을 예약해달라"는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여행, 쇼핑, 영상 제작, 사진 편집 같은 기능을 앱 없이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WC에서 세계 주요 제조사들의 AI폰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만큼 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AI폰 기술의 상용화 수준도 관건이다. 통신사나 포털 업체 등의 앱이 AI폰의 기본 앱과 이용자 점유율을 놓고 경쟁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AI폰의 상용화나 점유율에 따라 외부 개발사들이 만든 앱의 사용이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주요 제조사들의 AI폰 기술 수준을 보는 것도 올해 MWC에서 볼 만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