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모형. 연합뉴스방위사업청이 오는 27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군사기밀 자료를 훔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 제재' 여부를 가린다.
이에 국민의힘 서일준(거제) 국회의원은 21일 성명을 내고 "KDDX 군사기밀 절도 사건을 대한민국 방위산업 근간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강력한 제제와 관련자 처벌, 진실 규명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옛 대우조선해양의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말 전원 유죄가 확정됐다.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문서를 몰래 촬영해 유출하는 등 업계의 공정과 상식을 저버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가기밀 보호법 위반은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중대 범죄 행위다.
애초 방사청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 제재를 검토했지만, 현대중공업이 판결문 열람금지를 신청하면서 그동안 심의가 지연됐다. 그러다가 방사청이 판결문을 입수하면서 현대중공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에 미룬 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의 부정당 제재를 결정할 계약심의위원회를 오는 27일 열 예정이다. 관련 사건 발생 12년, 수사 개시 6년 만이다.
KDDX 사업 수주전을 앞두고 중요한 심의다. KDDX 사업은 6천t급 미니이지스함을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총사업비가 7조 8천억 원에 이른다.
이 사업은 개념설계에 이어 기본설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KDDX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당시 KDDX 기본설계를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것도 논란이 일었다. 기밀 정보를 빼돌린 결과물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방사청의 지침 변경으로 사실상 '보안 감점'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불과 0.056점 차이로 수주에 실패했다. 이에 경찰은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서 의원은 "전현직 방위사업청장들이 국회에 나와 구체적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국민 앞에 공언했다"며 "군사기밀 절도에 가담한 HD현대 직원 9명 전원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더 이상 단죄를 미룰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서일준 국회의원. 의원실 제공
그는 "일개 직원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이고 치밀한 범죄 공모 혐의가 드러나 경찰의 추가 수사도 진행 중"이라며 "국가 방위산업의 관행적이고 은닉적인 카르텔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이 사건이 당시 정권 차원의 종합 방산 비리 세트가 아니었는지, 배후 세력을 발본색원해 국가 방위산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방위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하는 엄중하고도 근본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는 만큼 도덕성과 윤리성이 특히 강조된다"며 "거제 시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방위산업의 위상을 올리는 길은 방사청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심의가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촉구했다.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상 장기간 지속해서 Ⅱ·Ⅲ급으로 지정된 비밀을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5년간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방사청이 그동안 기술적 우위가 있더라도 군가기밀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현대중공업을 부정당 업체로 지정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