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김연경. 연합뉴스·KOVO 제공'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의 국내 복귀 소식에 '배구 여제' 김연경(36)도 반응했다.
김연경은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18점을 기록하며 팀의 5라운드 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리그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은 "전승도 전승이지만, 선두로 올라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남은 6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5라운드 전까지 (현대건설과) 승점 차가 8이나 나서 쉽지 않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때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스포츠계엔 큰 이슈가 있었다. 바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에서 11년간 활약한 류현진이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팀 한화 이글스 복귀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20일 야구계에 따르면 류현진은 한화와 계약에 합의했다.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 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류현진 영입 절차의 사실상 최종 단계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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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시절 국내 리그를 평정하고 해외로 떠나 최전성기를 보낸 후 친정팀으로 복귀. 배구계에서 이 기분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은 단연 김연경이다.
마침 김연경도 류현진의 소식을 알고 있었다. 김연경은 "정말 비슷한 점이 많다"며 흥미를 보였다.
우선 나이다. 김연경은 "나이가 저랑 동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김연경은 1988년 2월생, 류현진은 1987년 3월생으로 류현진의 생일이 약 11개월 정도 빠르다. 김연경은 이 사실을 듣자 "저는 빠른 88년생"이라며 웃었다.
데뷔 시즌에 국내 리그를 평정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데뷔하자마자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 신인상,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 챔피언 결정전 MVP 등 6관왕을 거머쥐었다.
류현진도 데뷔 시즌에 대기록을 남겼다. 2006년 프로 무대에 첫발을 들인 류현진은 당시 18승,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기록하며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여기에 신인왕, MVP,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했다. KBO 리그 최초의 신인상과 MVP 수상의 기록을 세웠다.
신인 시절 김연경과 류현진. 연합뉴스
두 선수가 해외에서 뛴 기간도 비슷하다. 김연경은 2009년부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국내로 복귀했다가 재차 중국으로 떠난 뒤 2022년에 최종 복귀했다. 이 기간 김연경은 일본, 터키, 중국 리그에서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류현진은 2012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 무대를 밟았다. 2013년부터 미국 생활을 시작해 올해 12년 만에 최종 복귀한다.
김연경과 류현진의 또 다른 공통점은 '친정팀'으로 복귀했다는 점이다. 김연경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한화가 최근 하위권에 있는 팀인데 내가 복귀하기 전에 흥국생명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복귀를 해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부담은 확실하게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김연경은 "만족은 한다"며 팬들의 많은 기대를 품고 팀에 돌아왔다는 점에 흡족해 했다. 이어 "기량 면에서도 괜찮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류현진을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예전에 미국에 가서 류현진과 오타니 쇼헤이(28)의 경기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며 "(국내로 복귀하면) 여러 부담이 있겠지만,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서 시즌을 잘 준비하시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