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뉴스]100년 학교들의 예견된 미래…그리고 '주교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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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이후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연합뉴스폐교 이후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연합뉴스
서울의 사대문 안 쪽인 종로구와 중구에는 역사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초등학교들이 적지 않다. 19세기 말에 소학교로 설립돼 100년이 넘도록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학교들은 그러나 지금은 상당수가 '소규모 학교'다.
 
소규모 학교는 전교생이 240명 보다 적은 학교(도시 기준)를 말하는데, 서울 도심의 초등학교들은 한 학년의 인원이 30명을 넘지 않아 200명을 채우기도 힘든 형편이다.
 
사실 서울은 저출생과 함께 높은 집값으로 인한 젊은 층의 유출로, 초등학생 감소 추이가 심상치 않다. 2012년 50만명을 넘었던 초등학생 수는 10년이 지난 2022년 40만명도 깨져 39만3천명으로 줄었다.
 
이제 불과 4년 뒤인 2028년이 되면 30만명대도 깨지면서 27만3천명이 되고, 2030년이되면 22만4천명으로 20만명대 수성도 힘들어지는 시기가 온다는 예상이다. 2012년 50만명에서 20년도 안돼 초등학생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서울의 소규모 학교도 지금 69개인 것이 4년 뒤에는 101개로 늘어나 세자릿수로 불어나게 된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학생수를 채우지 못하는 학교가 속출할 것임을 예고하는 현상들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광진구의 화양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비단 시골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은 당초 계획돼 있던 학교 부지에 초등학교 대신 체육시설과 복지시설 등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를 자진해서 포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위험에 처한 학교들이 바로 도심 공동화의 영향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이른바 사대문 안쪽 학교들이다. 이 유서 깊은 학교들마저 하나둘씩 사라져 갈 것은 이미 학령인구 통계로도 확인되는 '예견된 미래'다. 
 
서울시교육청은 소규모 학교들을 '서울형 작은 학교'로 지정해 서울 전역 공동학구제와 맞춤형 특색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도심공동화 현상을 돌이키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학교에 직접적으로 인구를 유입시키자는 아이디어다.


주교복합모델. SH공사 제공 주교복합모델. SH공사 제공 

'주교 복합' 즉 학교 부지에 아파트와 학교를 융합한 건물을 짓자는 것.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 중이고, 조만간 용역 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대략 1년 동안 개발 전략과 사업화 방안, 교육환경 영향평가 등이 진행될 예정인데, 현재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가 선도모델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심 학교들의 학령인구 감소 속도로 볼 때 마냥 느긋하게만 진행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 조만간 학교부지 안에 들어선 주교 복합건물의 입주자 공고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100년 넘게 배움의 터전이었던 땅, 이제는 그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일부를 아파트 지을 땅으로 내어줘야 할지도 모르는 현실. 이렇게라도 해서 가공할 저출생의 흐름을 거슬러 도심공동화와 학교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 출생률 최하위, 서울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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