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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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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어제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경기 열심히 보셨을 텐데 0:2로 우리 대표팀이 지면서 결승진출이 좌절이 됐습니다. 물론 패배는 할 수 있지만 어떻게 지느냐, 그 과정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또 많은 팬들이 납득할 수 없다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고 또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또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은 상황인데요. 그래서 오늘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모시고 축구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부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 한준희> 별로 안녕하지 않습니다.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죠.
◇ 박재홍> 어제 중계도 하셨는데. 힘드셨죠?
◆ 한준희> 그 중계 끝나고 또 이런 저런 긴급한 이야기들을 나눌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또 한 1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오전에 또 뉴스에서 뉴스하고 그리고 그 사이에 좀 잤는데. 전화가 수십 군데에서 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서 오늘 전화 제가 못 받은 분들께는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일단 축구는 공이 둥글기 때문에 결과는 항상 예단할 수 없습니다마는 저희가 지난 아시안컵 4강 오르기까지 굉장히 선전했기 때문에 기대가 굉장히 많았죠, 사실은.
◆ 한준희> 그렇죠. 그리고 지금 다시 물으셔도 저는 똑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 우리 대표팀은 우리나라 축구 역사에서 역대급으로 호화로운 멤버였던 건 틀림이 없거든요.
◇ 박재홍> 황금세대죠.
◆ 한준희> 일단 소속팀의 명성이나 소속 리그의 명성이 사실 축구에서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우리도 경험을 했지만 요르단에 사실은 그럴 듯한 유럽 리거는 알타마리 선수 한 명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꽤 있었고 팀조직력이 좋았잖아요. 그런 걸 보면 축구가 모든 그런 명성이나 이런 네임밸류가 밥을 먹여주는 종목은 절대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리 대표팀이 역대 없었던 정도의 호화로운 선수단을 갖고 있었던 건 사실이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공격수, 공격수에는 영국 리그에서 득점왕 했던 손흥민 선수가 있고 수비수에는 독일에서 제일 잘하는 바이에른뮌헨의 수비수 김민재 선수가 있고.
◆ 진중권> 김민재가 못 나왔잖아요.
◇ 박재홍> 아무튼 그 과정을 보면. 그리고 프랑스에서 제일 잘하는 팀에 있는 미드필더 이강인도 있고.
◆ 한준희> 두 자리수 골을 넣고 있는 황희찬 선수.
◇ 박재홍> 톱5에 있는 황희찬 선수도 있고.
◆ 한준희> 그리고 유럽에서 다년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온 이재성, 황인범 선수 등등 그리고 젊은 선수들도 이제는 많이 건너갔잖아요.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멤버가 호화로웠던 건 맞는데 그런데 역시 이제 호화로운 멤버라고 해서 항상 성공할 수 없다는 또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 진중권> 어제 경기를 딱 봤는데 저는 딱 10분 보니까 지쳤네.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패스 미스가 나오는데 이건 중국 대표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패스 미스가 나오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이건 체력이 안 된다.
◆ 한준희> 교수님, 중국에서 항의 오지 않을까요?
◆ 진중권> 누군가가 올려놨는데 중국 국대가 실수하는 것만 쫙 올려놓은 걸 봤는데 그래서 이건 뭐랄까, 이게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 원래 공이 저쪽까지 가는 데 중간에 가다 말고 뭐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좀 어떻습니까?
◆ 한준희> 제가 대회 전부터 이건 우려를 했던 사항인데 우리가 여태까지 아시안컵에서 궁극의 목표에 이르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던 경우들을 보면 특히 예를 들어 8강, 4강 이런 문턱에서 탈락했던 경우들을 보면 항상 그전에 지금 교수님 말씀대로 많은 체력적 소진을 했던 경우에 그다음 경기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8강에서 혈투를 치렀다 그러면 4강에서 탈락. 16강에서 연장 승부를 펼쳤다 그러면 8강에서 탈락. 그랬던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우리 선수들이 두 경기를 연타로 그렇게 했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처럼 정말 이번 오늘 새벽쯤에는 사실은 한계가 노출될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또 하나 아쉬운 대목은 우리가 조별리그 3차전인 말레이시아전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충분히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대목도 전체적인 대회 운영에 있어서는 굉장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성태> 체력적 상황도 있는데 그다음 사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졌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잖아요. 꿰는 사람은 감독인데. 감독이 잘 못 꿰었나요?
◆ 진중권> 이기는 것도 그렇잖아요. 이기는 건 이기는데 이게 좀비 축구라고 하잖아요. 축구는 90분부터. 이거는 이렇게 호화로운 멤버 가지고 이기는 방식이 이게 맞나라는 생각도 좀 들거든요. 어떤 감독 문제가 안 나올 수가 없는데.
◆ 한준희> 안 나올 수가 없죠. 저는 좀비축구라는 단어 자체도 굉장히 사실은 별로 안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좀비라는 게 결국 주인공이 좀비를 쓰러뜨려도 쓰러뜨려도 계속 벌떡벌떡 일어나서 계속 주인공을 공격하기 때문에 우리가 연장 정말 드라마틱한 승부에 이번에 강했고 대체로 보면 항상 전반전에 별로다가 후반전쯤 되면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막판에 승부를 가져오는 뭔가 그런 것 때문에 좀비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런데 대다수의 영화에서는 좀비는 궁극의 주인공이 못 돼거든요. 좀비는 결국 퇴치되지 주인공은 아닙니다. 그래서 좀비축구라는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정말 명과 암. 양면성이 사실은 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굉장히 걱정이 됐었는데. 결국은 그런 대목이 터졌다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박 선생님께서 감독 말씀을 하셨는데.
◇ 박재홍> 박성태 실장이.
◆ 한준희> 이 감독에 대해서는 분명히 정말 엄격한 이번에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되고 그에 상응하는 또 조치가 있어야 될 걸로 믿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나름 그래도 직함을 걸고 있으니까 여기서 제가 독단적으로 제 마음대로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어쨌든 대한축구협회도 이 상황에 대해서 면밀히 지금 이미 검토를 하고 있었고 그리고 냉정한 분석을 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결승 문턱에서 마침표 찍은 아시아 정상 도전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요르단의 승리로 끝이 나자 주장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요르단 야잔 알나이마트와 무사 알타마리에게 골을 허용하며 아시아 정상을 향한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4.2.7 superdoo82@yna.co.kr (끝) 연합뉴스 ◆ 진중권> 두 가지 측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 감독 하에서 지지는 않았잖아요. 지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기는 것도 뭐 상쾌하게 이기는 게 아니라 이번에도 필드골이 없었잖아요, 별로.
◆ 한준희> 매우 부족했죠.
◆ 진중권> 매우 부족했거든요.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 한준희>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필드골이 부족하다는 대목. 물론 축구에서 우리가 항상 큰 대회 나갈 때마다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메이저 대회에서 세트플레이 골이 필수적이야, 세트플레이골이 우리가 올라갈 수 있어. 그런데 이번 대회는 사실은. 그래서 세트플레이를 잘하는 것, 정지된 장면. 코너킥, 프리킥, 페널티킥으로 잘 넣는 것도 분명히 축구에서는 아주 중요하기는 합니다마는 그런데 이번 대회는 너무 유독 세트플레이 정지된 장면 골들만 대다수이고 필드골이 매우 부족했는데 그나마 필드골도 이렇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강인 선수의 매직샷 같은 그런 골. 그러니까 정말 항상 나오기는 좀 어려운 그런 필드골을 제외하면 필드골이 별로 없었죠.
그래서 이건 좀 전에 박 선생님 말씀대로 결국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축구에 있어서 좋은 대회를 치르지 못했다. 그리고 만들어가는 축구에 있어서 좋은 대회를 치르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여기서는 감독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고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인 압박. 그리고 공격 전개. 볼을 전진시키는 행위. 그리고 전환. 이러한 어떤 요소들에 있어서 우리가 충분히 체계적인 팀이 못 됐다라는 것이 이번 대회는 전체적으로 노출이 되었던 것만큼은 틀림 없는 사실이라고 인정을 합니다.
◇ 박재홍> 어제는 유효슈팅 그러니까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가는 게 제로였잖아요.
◆ 한준희> 그렇죠.
◆ 진중권> 골대 맞은 건 유효슈팅으로 안 치나 보죠.
◆ 한준희> 그걸 안 칩니다, 결정적으로. 그러니까 사실 이재성 선수 헤더가 골대 기둥을 때린 게 있는데 사실은 웬만한 유효슈팅보다 이게 더 위협적인 샷일 수는 있어요. 그런데 가만히 내버려둬도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샷은 유효슈팅으로 카운트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결국 제로인 게 맞고 그거 포함한다 치더라도 한 개 정도 위협적인 슈팅이었으면 그건 공격적으로 졸전을 한 게 맞습니다.
◇ 박재홍> 벤투 때는 빌드업 축구,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게 월드컵 막상 되니까 이게 축구 잘 모르는 분들도 이거 굉장히…
◆ 진중권> 콘셉트가 보였거든요.
◇ 박재홍> 공격을 만드는 과정이 멋있네 하면서 감동을 받았었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그런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 2선에서의 움직임이 전혀 없으니까 이거 어떻게 봐야 되는 거죠?
◆ 진중권> 콘셉트가 뭔지 모르겠어.
◇ 박재홍> 우리 부회장님도 전문가로서.
◆ 한준희> 현장에서 실전을 뛰시는 분들, 거기서 실제 트레이닝을 맡으시는 분들에 비해서는 여기 있는 저 포함해서 모두가 전문가가 아닐 수는 있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요즘 축구팬분들의 어떤 전술적인 지식 수준은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이제 저도 협회도 그렇고 축구계에서 전부터 제가 약간 쓴소리를 하는 대목이 뭐냐 하면 실전을 하고 안 하고는 물론 엄청난 이게 정말 넘을 수 없는 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적으로 혹은 연구를 해서 이 분야에 대해서 많이 학습한 분들의 시각을 경시하면 안 된다, 무시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저는 전부터 해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팬분들이 정말 전술적인 지식이 많으셔서 지금 바로 세 분이 말씀하신 그런 대목들을 정말 뼈아프게 지적을 하고 계시는데. 특히 이제 우리가 이번 대회 나간 모습을 보면 전체적인 라인 간의 간격 유지가 잘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까 상대의 역습에 그만큼 취약한 상황이 나오게 되고요. 그리고 수비는 일부 선수들의 실수도 있긴 했습니다마는 수비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혼자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결국은 팀 수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데 공격은 뭐 그날 재능 있는 선수의 결정력이 안 터져서 골이 안 터질 수는 있어도 수비는 사실은 근본적으로는 팀에서 좀 만들어줘야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 무려 17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 역대급 실점 수치인데 결국은 수비조직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결국은 이건 또 역시 코칭스태프, 지도부의 책임이라고밖에는 이야기할 수가 없겠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우리가 공격의 숫자를 많이 올리고 있으면서 그 아래쪽에 대한 전체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잡아주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가 골 끊기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들이 매번 초래되고는 했거든요.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은 이제 냉정한 리뷰를 협회에서도 하겠습니다마는 일단 요즘 수준 높은 팬분들이 보시기에도 이건 트렌디한 현대의 높은 수준의 축구는 아니었어라는 비판을 하시는 게 당연하고 저는 그 비판을 축구판 안에 있는 분들도 겸허하게 수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손흥민 선수 아버님이 손웅정 씨가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된다.
◆ 진중권> 진작에 말씀하셨잖아요.
◇ 박재홍> 만약에 혹시라도 우승하면 이대로 해도 되는 줄 알고 한국 축구 아무것도 안 변한다는 쓴소리를 오래 전에 하셨잖아요.
◆ 한준희> 정당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총선이 코앞인데 어느 당이 됐든 이거 만약에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이 나올 것 아닙니까? 이대로 하면 안 된다. 이거 이기면 안 된다. 괜히 국민들한테 잘한 건 줄 안다. 비슷한 말씀이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서 손흥민 선수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부회장님도 말씀하신 대표님 운영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발언이 아니냐 하는 말씀도 하셨는데.
◆ 한준희> 그게 제가 아침에 YTN에서 했던 이야기인데. 저는 사실은 그때 손흥민 선수 그 인터뷰 화면을 거기서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YTN에서 보여주신 VCR을 거기서 처음 봤는데 순간 그때 든 생각은 손흥민 선수가, 물론 30대 초반 정도에 대표팀을 떠나는 사례들은 우리나라에도 과거에 있었고 유럽이나 남미에는 더 많기도 하고 사실 손흥민 선수가 이제까지 봉사를 해온 그 기간 그리고 손흥민 선수가 요즘 겪고 있는 어떤 피로도. 뭐 그리고 이번에 사실 메이저 큰 대회에서 궁극의 실패로 끝났다는 어떤 허탈감.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보면 사실 순간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는데 저는 어쨌든 그 순간 화면을 제가 처음 접했을 때는 아, 손흥민 선수가 그래도 여태까지의 캐릭터로 미뤄보면 정말 힘들어도 그런 이야기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유형은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봐서는 뭔가 좀 경종을 울려주고 싶은 게 있나 보다.
요르단전 앞둔 대표팀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시작에 앞서 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4.2.7 superdoo82@yna.co.kr (끝) 연합뉴스 ◇ 박재홍> 작년에도 김민재 선수도 원래 힘들다는 얘기를 갑자기 SNS에 했다가 손흥민 선수가 한 마디해서 진화된 적도 있었잖아요.
◆ 한준희> 그건 김민재 선수의 경우에는 손흥민 선수와는 좀 달랐던 게 일단 연령이나 대표팀에서 봉사해 왔던 기간 자체가 손흥민 선수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에 또 여론이나 대중들의 지지를 그렇게 받지는 못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진중권> 안타까운 건 뭐냐 하면 SNS 보게 되면 우리 한국 선수들을 비난하는 글을 만들어서 올리고 뭐 감독 욕하는 거야 어차피 감독 자리는 욕 먹는 자리 아니겠습니까?
◆ 한준희> 저도 욕하셔도 됩니다.
◆ 한준희> 그런데 선수들 막 사진 올려놓고 욕하고 이러는 것들을 보면 제가 막 화가 나더라고요. 아니, 선수들이 지고 싶어서 졌어? 아니, 축구경기라는 게 하게 되면 한쪽은 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실수도 할 수 있죠.
◆ 진중권> 실수도 할 수 있는 거고 그런 건데 그걸 가혹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국적을 박탈하고 싶더라고요.
◆ 한준희> 저도 그 말씀을.
◆ 박성태> 그런 일로 국적을 박탈시키면 안 돼요.
◆ 한준희> 그런 죄목으로 국적박탈이 가능한 겁니까?
◇ 박재홍> 안 됩니다.
◆ 진중권> 같은 동포라는 게 너무 창피한 거야. 아니, 우리 선수가 했는데 이기든 지든 우리도 응원해야 되고 격려해야 되고 잘 써야 되고 그래야 되는 거지.
◆ 한준희> 저는 비판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치인이 됐건 연예인이 됐든 저도 마찬가지고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갔고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은 비판을 항상 받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수용할 건 또 수용을 해야죠. 그런데 다만 지금 교수님 말씀처럼 정말 막 가족을 들먹인다든가 진짜 말도 안 되는 유형의 인신공격성 비판. 그리고 이게 정당한 그러니까 오늘 좀 잘하지 왜 그랬어 그 정도라면 할 수 있는데 네가 뭐 예전에 뭐 이런 놈이었지 예를 들어. 그런 유형의 비판은 저도 그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니까 물론 우리 축구에 대한 깊은 열정 속에서 다 나오시는 응원과 또 어떤 분노와 이런 게 어떻게 보면 궤를 같이 합니다마는. 그럼에도 약간은 조금 정제된 그리고 생각을 좀 하고 나서 비판을 하셔도 하셔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합니다.
◇ 박재홍> 일본도 우승후보였는데 8강에서 떨어지면서 엄청 비판받고 감독 사퇴해야 되는 거 아니냐.
◆ 한준희> 일본, 호주 다 시끄럽죠.
◇ 박재홍> 난리 났죠. 난리가 났는데 우리도 그래서 지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 거취 얘기 나오는데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그러면 어떤 경질 수준까지 논의할 수 있는 그런 단계에 와 있는 건 사실입니까?
◆ 한준희> 제가 그건 역시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그러니까 많은 팬분들이 저를 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왜 이런 데에서 확 한번 시원하게 지르지 않냐. 그런데 협회 안에서 제가 거기서 논의되는 사안을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서 항상 보고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가 오늘 협회에서 뭐 무슨 회의를 했고 거기서 제가 무슨 말을 했고 거기서 무슨 결정사항이 있었고 앞으로 거기서 뭐 어떻게 하기로 했고.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서 보고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런 거 안 한다고 저를 욕하시는 건 저는 그건 약간 수긍하기 좀 어렵고요. 그런데 어찌 됐건.
◇ 박재홍> 욕하는 분은 없고 그냥 여쭤보는 겁니다.
◆ 한준희> 욕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수긍할 수는 없고 그러나 그럼에도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과 맥락이 비슷한 말씀을 또 드릴 수밖에 없는데. 협회가 분명히 이번 대회 도중, 도중에도 계속 논의를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여기서 제가 경질의 기역자도 얘기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여러 가지 유형에 여러 가지 수위에 대한 대책과 생각은 협회 안에도 분명히 있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 진중권> 독일 신문을 봤더니 클린스만 앞에 붙는 수식어가 뭐냐 하면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 클린스만 이렇게 나오는데. 저는 20년 전, 20년도 더 됐죠. 그때 뭐냐하면 히딩크 감독이 5:5로 깨질 때 어느 스포츠신문 기자가 나한테 전화해서 갑자기 히딩크를 까는 글을 써달라고 해서 제가 그걸 거절했거든요. 아니다, 나는 그분을 믿는다.
◆ 한준희> 잘하셨습니다.
◆ 진중권> 왜냐하면 와서 기술이 부족하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체력이 부족하다라고 했잖아요. 나는 이분은 다르다, 믿는다고 했는데 지금도 혹시 클린스만 감독이 나름대로 지금 욕은 먹고 있지만 지금 이 사람이 하고 있는 과정이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또 올바른 방향인데 그 과도기에서 이런 일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떻게 판단하세요, 전문적으로.
◆ 한준희> 저의, 이건 정말 대한축구협회와 관계 없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클린스만 감독은 매우 강한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지금까지 한판승부에서도 많이 다루셨지만 여러 가지 태도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여러 가지 태도 논란이 있었는데.
◇ 박재홍> 한국에 너무 자주 상주하지 않는다. 해외에 거주하는 기간이 많고 선수들 분석도 다 안 하시는 거 아니냐. 덜 지켜보는 것 아니냐.
◆ 한준희> 그렇죠. 저는 그런데 그때는 이렇게 많이 말씀을 드렸어요. 뭐냐 하면 저 자신은 사실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에 며칠 체류하는지에 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에 며칠 나가 있고 뭐 한국에 며칠 있는지 저는 관심이 없고 바로 지금 말씀하신 그 내용적인 부분. 외국에 있어도 클린스만 감독 말대로 뭐 일을 잘할 수도 있거든요. 거기서 준비를 열심히 할 수 있고 결국은 내일과 결과로서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체류일수로서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내용과 결과로서 보여줘야 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체류일수나 어떤 태도적인 측면에서도 여태까지 좋은 점수를 절대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내용과 결과도 국민 눈높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어요.
◇ 박재홍> 아까 태도 얘기하셨는데 클린스만 감독이 대회 내내 우리가 경기 별로 안 좋았는데 웃는 장면이 나와 가지고 어제도 웃으시더라, 너무 많이 웃는다. 이런 걸 지적하는 팬들이 너무 많으세요. 그래서 이게 표정 관리를 왜 안 하시나. 원래 밝으신 분인가. 어떻게 이해해야 됩니까, 저희가. 패장이면.
◆ 한준희> 제가 여러 차례 그분을 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본 걸로는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좀 웃음이 많은 타입이기는 해요. 그런데…
◆ 박성태> 웃는 상이시네요.
◆ 한준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그 순간에는 좀 마음이 안 좋았거든요. 중계를 하면서도. 그러니까 지금은 정말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와서 찐텐으로 좀 심각한 표정이 나오는 게 더 상식적이지 않나.
◆ 박성태> 저도 스포츠는 그렇게 막 열중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스포츠 관람 특히. 제가 관람은 그렇게 아닌데.
◇ 박재홍> 하는 걸 좋아하시는구나.
◆ 박성태> 실내 스포츠 당구 같은 걸 좀.
◆ 한준희> 운동량이 조금 적으신.
◆ 박성태> 그런데 어쨌든 저도 보면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로서는 정말 프로였는지 모르지만 감독으로서 프로의 모습은 잘 안 보이는 것 같고. 특히 이제 일을 열심히 안 한 것 같은데 선진에 있던 사람은 저렇게 열중하지 않으면서 성과를 낼까 했는데 지금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번에 나온 것들은 역시 성과가 없었구나. 그냥 일을 안 한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 한준희> 그러니까 뭐 이번에 내용과 결과가 괜찮았으면 사실은 체류일수에 상관없이 그 대표팀이 메이저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하고 있었구나라고 좋게 평가해 줄 수 있는 확률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이제 4강이라는 걸 또 보는 시각의 차이인데. 이것은 4강이 국민 눈높이에서 과연 괜찮은 성적인 건지. 클린스만 감독의 눈높이에서는 또 괜찮은 건지. 이제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거기서 이제 냉정하게 평가와 분석과 게 들어가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사실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4강은 그 4강까지 올라온 내용까지 함께 고려했을 때는 분명히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지난번 벤투 감독 때는 8강이었는데 이번에는 4강. 그런데 그런 논리는 과연 이것이 대다수 축구팬 및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저는 개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진중권> 이번에 사실은 아시아에서 일본이 8강에서 탈락하고 우리가 4강에서 탈락을 하지 않았습니까? 중동이 굉장히 강했는데 이게 경기 자체가 중동에서 열렸기 때문인 건지 아니면 실제로 중동 쪽 축구팀들의 수준이 확 올라와 있는지 그게 좀 궁금해요.
◆ 한준희> 저는 사실은 중동이 또 잘사는 중동 국가들은 예전부터 보면 유럽 리그에 그렇게 진출도 안 시키잖아요. 왜냐하면 자국에서 뛰어도 연봉이 유럽 가는 것보다 더 많은데 뭐. 그래서 유럽리거나 이른바 유로파가 적기는 하더라도. 뭐 그런데 중동이라고 다 잘 사는 건 아니죠, 사실 못 사는 중동도 있습니다마는. 전체적으로 보면 저는 옛날부터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 중동은 축구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야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그들이 갖고 있는 신체적인 능력, 운동능력, 유연성 뭐 어떻게 보면 예전에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있거든요. 중동은 아시아의 브라질이야. 예전에 80년대 이럴 때 중동이 한창 잘 나갈 때는 우리가 보더라도 아시아인데 막 남미 같고 아프리카 같기도 하고.
◆ 진중권> 요르단이 그래보이더라고요.
◆ 한준희>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죠.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는 중동이 축구를 잘하는 바탕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중동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예를 들어서 타지키스탄 같은 데, 우즈베키스탄은 예전부터 다크호스였습니다마는.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실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동남아시아도 이번 대회를 보면 그들이 여태까지 갖고 있었던 이미지보다는 다 잘했거든요, 대부분. 우리가 말레이시아랑 그랬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는 최신전술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부분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유럽의 전유물이 아니고 다 누구에게나 오픈이 돼 있어요.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고 학습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동도 예외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는 좋은 바탕이 있는 친구들이 이제 그런 게 동반되다 보면 우리가 앞으로는 상대하기에 굉장히 까다로울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재홍> 오늘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에 대개는 정치 관련 언급을 하시는데. 오늘은 3연속으로 축구 얘기를 하셨습니다. 선수들과 호흡 잘 맞출 수 있는 통역이 필요 없는 국산 감독이 필요하다, 국산감독 시키자 이제. 그러니까 국내 감독 시키자는 말씀인 것 같고 나도 프로팀 운영하는 구단주로서 이런 말할 자격 있다. 경남FC, 대구FC. 아마 대구FC…
◆ 한준희> 지금 대구, 현재.
◇ 박재홍> 대구FC 구단주이신 것 같은데. 이 말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한준희> 홍준표 시장도 축구팬의 한 분 아니겠습니까?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고 그리고 국내 감독, 외국인 감독의 문제는 저는 예전부터 그거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물론 우리의 어떤 지도자 툴이나 지도자 육성시스템이 열악해서 우리가 양질의 지도자들을 길러내기가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잖아요. 그럴 때는 외국인 감독이 분명히 비교우위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시대,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정말 이제는 중동이 됐건 동남아가 됐건 중앙아시아가 됐든 너튜브만 잘 봐도 정말 수준 있는 전술 분석이나 이런 연구를 할 수가 있는 시대가 됐거든요. 모든 게 다 지금 개방이 돼 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젊은 지도자들 가운데는 예전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학습을 많이 하고 올라오는 이제 지도자들이 우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지금 정도의 시점에는 저도 솔직히 좋은 감독이냐, 나쁜 감독이냐의 구분이 있을 뿐 외국인이냐, 내국인이냐의 구분은 이제는 희미해진 시대로 가고 있다라고 저도 모든 말씀에 제가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일부의 포인트에는 저도 공감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 진중권>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차범근 감독이 그때 현장에서 잘리는 걸 보고 든 생각이 외국인 감독이었으면 과연 잘랐을까. 한국인 감독은 아무래도 여론에 굉장히 민감한데 외국인들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신경을 덜 쓰는 편이잖아요. 원래 문화도 그렇고. 우리 좀 놔두면 안 될까, 감독을 시키면.
◆ 한준희>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클린스만 감독은 외국인이니까 뭐 그냥 놔둬야 되고, 그건 아니고 저는 이제 그런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어떤 문화 현상적인 측면도 앞으로는 공정해져야죠. 그러니까 외국인도 국내 감독처럼 냉혹한 잣대를 외국인에게도 들이댈 필요가 있는 거고 국내 감독이라고 해서 뭐 잘못하면 무조건 바로 잘라 이거보다는 그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줬느냐를 앞으로는 따져봐야 되고 그래서 좀 전에 드렸던 그 좋은 감독이냐 나쁜 감독이냐의 구분이 있을 뿐 외국인, 내국인의 구분이 없던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우리가 그 감독들을 대하는 방식도 앞으로는 그렇게 공정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지금 가장 많은 댓글이 축구협회장 정몽규 회장님 또 클린스만이 웃는 이유가 거액의 위약금 때문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 한준희> 그건 저는 계약서를 제가 직접 제 눈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까지 만약에 생각하고 그 표정이 나왔을까라는 의문은 있는데. 어쨌든 평상시에 그 표정이 많은 분이기는 하지만 그순간만큼은 그런 표정은 조금 의아했다고 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축구 얘기 오랜만에 했는데 1부보다 더 많은 접속자가 들어와서 한준희 부회장님의 말씀을 경청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고.
◆ 한준희> 조정훈 의원님이 굉장히 섭섭하시겠네요.
◇ 박재홍> 상관없습니다.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고맙습니다.
◆ 한준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