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FKI타워. 연합뉴스 최근 5년간 국내 매출 10대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소폭 줄어들었는데, 중국의 경기 침체로 매출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국내 매출 1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활용해 2018년과 2023년의 1~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한경협이 분석한 매출 10대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에쓰오일,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현대제철, SK하이닉스 등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10대 기업의 누적 매출액은 총 616조8326억원이었고, 이중 해외 매출은 421조1122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8.3%로, 5년 전인 2018년 1~3분기에 비해 3.7%p 하락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국내 10대 기업의 대(對)중국 매출은 2018년 1~3분기 56조850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3분기 33조4640억원으로, 5년 새 23조3863억원이 줄었다.
이에 따라 대중국 누적 매출 비중도 2018년 12.0%에서 지난해 1~3분기 5.4%로 6.6%p 급락했다.
한경협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따라 자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대중국 매출도 줄어든 것이라 보고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국내 10대 기업의 매출 규모가 늘어났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10대 기업의 미주 지역 매출 비중은 31.7%로 5년 새 3.7%p 증가했다. 유럽 매출 비중은 14.8%로 2018년(15.0%) 대비 0.2%p 감소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경협은 국내 대기업의 중국 매출 감소는 대중국 수출 감소와도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1248억달러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5년 전인 2018년과 대비해서도 23.0% 줄었다.
이에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180억달러 적자로, 1992년 이후 3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대중국 매출 감소는 비단 국내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경협은 전했다.
아이폰의 제조업체이자 삼성전자의 가장 큰 라이벌인 애플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중국 매출이 20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역은 중국이 유일했다.
한경협은 이 역시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의 기술 통제 및 자급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올해 수출 규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