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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모텔 이불만 연구한 사람…버려지는 이불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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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들⑦]제클린 차승수 대표



제주도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1인당 평균 생활 폐기물은 1.43kg로 전국 1위다. 천혜의 환경으로 한 해 1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도가 관광객이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기물에 오염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도에 위치한 7천여개의 숙박시설에서 폐기하는 침구와 수건은 341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정에서는 이불 등을 수십번 세탁해서 사용하지만, 숙박시설에서는 쾌적한 객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침구류에 작은 스크래치만 있어도 즉각 폐기하기 때문이다. 숙박시설에서 사용하는 침구류는 15~20번 세탁된 후 버려지는게 일반적이다.

멀쩡한데 버려지는 수건…다시 쓸 순 없을까?


6년전 숙박업소에서 버린 이불.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6년전 숙박업소에서 버린 이불.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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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숙박업체에서 사용하는 이불과 베개를 세탁해서 배송해주는 사업을 운영하던 제클린(JeClean)의 차승수 대표는 숙박업소에서 버려지는 멀쩡한 수건을 보면서 '이 수건을 재활용 할 순 없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차 대표는 이 의문을 재생 면사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기존에도 플라스틱이나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의류를 만드는 기술은 있었지만, 재활용 원료로 제작된 의류는 다시 원료로 만들거나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즉 한 번의 재활용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 차 대표가 고안한 재활용 모델은 호텔에서 버려지는 침구와 의류로 재활용 수건을 만들고, 그 수건을 사용하다가 또 다시 파쇄해서 재생 원사를 만들 수 있다. 재활용 원단을 다시 재활용 할 수 있는 순환형 모델인 것이다.

폐 침구류, 알고보니 재생 면사를 만들기 위한 최고의 재료


재생사를 만드는 과정.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재생사를 만드는 과정.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
폐기된 면을 다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수거 후 원단의 종류와 색깔별 분류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얀색 수건과 파란색 청바지는 원단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르게 분류한 후에야 해체 및 파쇄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호텔에서 버려지는 수건, 이불, 베개는 대부분 소재가 면으로 동일하고 색깔도 흰색으로 같기 때문에 까다로운 선별 작업 없이 재생 면사로 탈바꿈이 가능하다. 선별 및 분류 작업에 들어가는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폐 침구류는 재생 면사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재료인 것이다.

고객이 사용한 제품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스트 컨슈머' 제품.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고객이 사용한 제품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스트 컨슈머' 제품.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
제클린이 수거한 폐 침구류는 제클린과 R&D 파트너십을 맺은 일신방직 공장으로 옮겨져 파쇄 후 재생 실로 재탄생한다. 일신방직은 전라남도 광주에 국내 최대인 3만평 규모의 방직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일신방직의 신규철 부장은 "섬유 시장이 재생 섬유 원사 위주로 변화하는 추세인 가운데, 제클린으로부터 버려지는 면화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며 제클린과 재생 면사 제조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친환경 관광 트렌드에 기업들의 러브콜 이어져…


일신방직의 제조 공정.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일신방직의 제조 공정.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
세계 탄소 배출량 중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달한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되면서 관광 산업에도 친환경 트렌드가 주목 받고 있다. 여기에 ESG 경영을 중시하는 기조가 더해져 제주도의 숙박시설도 폐침구 재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제주롯데호텔, 해비치 호텔, 신화월드 등과 제클린이 업무 협약을 맺었다. 제클린은  숙박시설에서 나오는 폐 베딩 제품을 수거하고 호텔을 대상으로 재생 면사로 제작한 수건 등의 제품을 공급한다.

재생원사로 만든 의류.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재생원사로 만든 의류. 유튜브 <개척자들> 캡처
수거된 폐 베딩 제품을 재생사로 재활용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제클린의 강점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내 옷의 원료가 어떤 과정을 겪어서 제작됐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데, 제클린은 섬유 재생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재생플랫폼인 '리피트(REFeat)'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 부장은 "바이어들은 원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 노동, 사회적인 부분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려고 한다"면서, "원단 관리가 IT와 접목한다면 섬유 재생 과정을 알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클린은 국내 섬유 패션 시장의 규모가 54조 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재활용 비중은 1조 원에 불과하다며, 향후 원료를 수거하고 섬유를 해체하여 분류하는 작업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해 재생 원사를 제작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재활용 비중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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