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소스코드 설명하는 이승운 사이버테러수사대장. 연합뉴스인터넷 서점 '알라딘'을 해킹하고 돈을 뜯어낸 고교생을 도운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박강민 판사는 공갈·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모(31)씨와 정모(26)씨에게 최근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알라딘을 해킹한 고교생 박모(17)군이 협박으로 받아낸 돈을 수거·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박군은 알라딘의 전자책 파일 약 5천개를 텔레그램에 유포하면서 이를 이용해 알라딘을 협박, 약 8천만원을 뜯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박군은 지난해 5월쯤 해킹한 전자책을 텔레그램에 유포하면서 알라딘 측에 "비트코인 100BTC(당시 약 36억원)를 보내주지 않으면 (해킹 및 유포를) 100만권까지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알라딘은 협상 끝에 비트코인 8BTC(당시 약 2억 9천만원)를 3회에 나눠 보내주기로 했다.
탈취한 전자책을 텔레그램방에 유포한 당시 상황.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이상 거래'로 탐지가 돼 실제 0.319BTC만 전송되자 박군은 나머지 2BTC에 해당하는 돈을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했다. 수거책으로는 평소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전자책 정보를 나누며 알게 된 박씨와 정씨에게 이를 맡겼다.
박 판사는 "이들은 알라딘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박군과 명시적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군은 알라딘 외에 또 다른 인터넷 서점과 시대인재, 메가스터디 등 유명 입시학원들을 해킹해 온라인 동영상을 외부에 유포하면서 비트코인을 요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박군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