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윤중병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5일 야권 주도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날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합의가 아닌 날치기 심사"라고 반발하며 의결 전 전원 퇴장했다.
개정안은 '정부는 미곡의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경우 미곡의 초과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관리양곡을 판매하는 등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기존 개정안은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모두 매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정부·여당은 이에 대해 쌀 가격 하락 시 정부의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여야 협의를 위해 새 개정안에서 정부 의무 매입 부분을 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새 개정안 역시 정부의 시장 개입 조항을 담고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달곤 의원은 "쌀 시장을 완전히 정부 통제안에 넣자는 거 아니냐"면서 "그거는 쌀 시장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농업 부문에서 제일 중요한 시장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년만 넘어가면 쌀이 전부 못 쓰게 되기 때문에 동물 사료로 간다"며 "그러면 결국 쌀이 과잉 생산된다. 농민들은 쌀값을 높여 주면, 과잉 생산되니까 국가가 부담하는 돈이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20일 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이 의결되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의결 요건인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6명의 안건조정위원 중 비교섭단체 몫으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들어가면서 이날 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이달곤 의원은 퇴장에 앞서 윤 의원을 겨냥해 "사실상 민주당 의원인데 소수당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왔다"며 "안건조정위는 법안을 숙의하자는 취지인데, 의석을 많이 차지한 당에 의해 취지가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윤준병 안건조정위원장은 "무소속 의원이 친야당 성향이라 공정하지 않다는 이의인데 국회법에 따른 절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조위를 열기 전 여당 의원들에게 법안소위에서 의결한 내용에 대해 쟁점이 있거나 의견이 있으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쟁점 사안이나 의견 제출을 안 했다"면서 "안건 자체 내용에 대해 이견이 있다기보단 의결 자체를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사가 아닌가 판단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