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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과 먹게 되나? 사상 처음 사과 수입 추진…최선일까[노컷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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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기자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딸기 너무 비싸서 귤 먹자니, 귤도 사상 최고
기후 이상, 고령화 노동력 부족 과일값 치솟아
사과 수입 할 경우… 사과부문 피해액 연간 4080억원 추정
농업인단체들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 식량안보 문제"
"기후변화 시대 식량이 무기 될 수 있어…신중해야"

사과. 농협 제공사과. 농협 제공
◇조태임>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선정수 팩트체커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과일 금값에 사상 첫 사과 수입?> 이런 주제인데요. 요즘에 과일 값이 엄청 비싸지긴 했어요.
 
◆선정수> 네. 사과 배는 추석 무렵부터 비쌌고요. 딸기 값 비싸다고 귤 사먹으려고 했더니 귤 값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네요. 그래서 요즘에는 못난이, 제각각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흠과를 구해다가 먹고 있는데요. 이것도 물량이 달리는지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냉동과일을 사다 먹어야 하는지… 아이가 과일을 좋아해서 끊을 수는 없고 참 부담스런 과일입니다.
 
◇조태임> 과일 값 도대체 얼마나 오른 겁니까?
 
◆선정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사과 가격을 먼저 살펴보면요. 이번달 후지(부사) 상품 10개 소매가격이 2만9235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이맘때 가격은 2만3693원이었으니까 23% 정도 오른 거죠. 딸기는 1월 초순 1kg 상품 기준 2만3030원이었고, 작년 이맘때는 2만910원이었느니 10% 정도 올랐네요. 귤은 1월 초순 노지, M 등급 10개 가격이 4279원, 작년 이맘때는 3344원이었으니 28% 정도 올랐구요. 귤은 유례없이 가격이 올라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태임> 과일 대란이라고 할 정도인데요. 왜 과일 값이 이렇게 오른 겁니까?
 
◆선정수> 이상 기후 때문입니다. 딸기의 경우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줄어들었고, 올 여름에 계속된 폭염과 폭우로 모종을 심은 뒤에 초기 생육이 지연되는 바람에 11월 출하량이 줄었다고 합니다. 12월에도 출하량이 전년보다 4% 줄어들었는데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1% 줄었다고 합니다. 모종을 옮겨심은 뒤에 생육 부진이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년도 작황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3% 정도 소출량이 줄었다고 합니다. 1월 출하면적도 전년 대비 1%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은 전년 대비 오를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딸기 가격도 2022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올랐습니다. 딸기 값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 쪽으로 수요가 옮겨졌는데요. 귤은 12월 출하량이 전년에 비해 3% 늘었지만 수요가 쏠리는 바람에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귤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사과 배의 경우 봄철 저온 피해와 함께 여름철 장기간 강우에 따른 탄저병 등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25% 정도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조태임 : 정부 대책은 뭔가요?
 
◆선정수> 농식품부는 설 명절 기간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을 평시보다 대폭 확대 공급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성수품에 대한 할인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정형과·소형과·가공용 물량을 상품화해서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수급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공급해서라도 가격을 잡겠다는 취지입니다. 망고, 오렌지, 자몽 등 수입과일 품목의 관세를 낮춰 과일물가를 내리는 정책도 이미 집행하고 있습니다.
 

◇조태임> 사과를 사상 처음으로 수입한다는 보도도 나왔어요. 이전까지는 수입하지 않았었나요?
 
◆선정수> 사과 배 복숭아 오이 고추 수박 대추 등 8개 작물은 신선 및 냉장 상태로는 모든 국가로부터 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이들 작물을 우리나라에 수출하려면 8단계로 이뤄진 수입위험분석을 통과해야 하는데 아직 이걸 통과한 나라가 없습니다.
 
 외래 병해충이 국내 유입될 경우 농작물이나 관련 산업, 종사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건데요. 사실상 이게 무역장벽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다른 나라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일 물가가 뛰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 수입을 허용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정부는 "사과, 배 뿐만 아니라 오렌지, 망고 등 수출국에서 수입허용 요청한 농산물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이외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위험분석 절차 개시를 요청한 국가는 11개국이며, 과학적인 절차에 따라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태임> 사과 수입금지를 해제할 경우 사과 농가들이 입을 피해를 예측한 연구가 있다면서요?
 
◆선정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6년 펴낸 농촌경제 39권3호에 <사과 SPS수입금지조치 해제의 경제적 효과 실증분석>이라는 논문이 실렸습니다. 2018년에 사과 수입이 허가됐을 때를 가정하고 소비자들의 외국산 사과와 국산 사과를 똑같이 좋아할 경우엔 사과부문 피해액이 연간 40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2021년 사과 생산액이 1조3000억원 정도 되거든요. 물가상승분 이런 것들을 다시 계산해봐야 정밀하겠지만 대충 비교해봐도 전체 사과생산액의 3분의1 정도가 타격을 받는다고 볼 수 있죠. 어마어마한 피해죠. 과거에는 미국, 뉴질랜드 사과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문호를 개방해도 피해가 없을 거라는 관측이 많았었는데요. 요즘에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품종 개량 사과가 정말 많이 나와있어서 수입이 허가되면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조태임> 정부는 물가대책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는 것 같던데요.
 
◆선정수> 이게 조선비즈 단독 보도였는데요. 조선비즈는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농식품부가 사과 수입을 검토하는 것은 물가 안정을 넘어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측면도 있다. 지난해 사과 작황이 악화한 게 일시적인 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입처를 확보하겠다는 게 농식품부의 구상이다." 라고 전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는 것은 맞고, 이상 기후에 따라 생산량이 들쑥날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책이 안정적인 수입처 확보라고 한다면 기존 국내 과수 농업은 포기한다는 말인데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조태임> 기후변화에 따른 사과 생산지 변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선정수> 사과는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품질과 생육이 좋은 호냉성(好冷性) 작물로 분류됩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 사과 재배 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때 대구가 사과로 유명한 고장이었는데요. 지금은 사과 재배지가 북쪽으로 올라가서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에서도 사과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조태임> 과수농가들은 사과 수입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연합뉴스연합뉴스
◆선정수> 농업인단체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무관세로 수입을 허용해 국내 과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수입에 의존한 단기 농축산물 수급 정책은 자칫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태임> 과일 수입하면 안 되는 겁니까? 쌀은 식량안보와 직결돼 있어서 생산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거라고 하지만 과일은 비싸면 좀 수입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선정수> UN은 2021년을 국제 과일과 채소의 해로 정했습니다. 과일과 채소가 식량안보를 지키고 시민 영양과 건강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선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각국 정부가 농민들이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과일·채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FAO는 신선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장려하는 일은 소농·가족농을 지원하는 것과도 연결돼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의 50% 이상은 경지면적이 20㏊ 이하의 소농들이 재배하기 때문입니다. 과일도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하면 결국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주요 생산국에 변수가 발생하면 돈주고도 사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과일도 생산기반이 유지돼야 하는 겁니다. 
 
◇조태임> 도시 사람들은 적정한 가격에 과일을 사먹을 수 있고, 과수 농가도 적정한 이익을 보장 받으면서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선정수>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사실 농촌을 착취하는 구조로 진행됐습니다. 농촌 인구를 도시지역으로 끌어와서 수출 산업을 일으켰고요. 농촌은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농사를 지었고요. 농업정책은 도시 노동자들에게 싼 가격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게 우선이었죠. 이후 수출주도 경제가 확립됐고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수출 산업을 선택하는 대신 농업을 개방하는 선택을 했죠. 정부는 농사를 짓지 않으면 보상을 해주는 휴경보상제 같은 것을 통해서 가격을 부양하려고 했고요.
 
대농과 선진농업기술 구현 이런 목표를 밀어붙였지만 지금 농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살기좋은 농촌마을, 아기가 태어나는 농촌마을이 몇이나 있을까요? 선진국이 되려면 스스로 먹을 농산물은 자기 나라에서 지을 능력이 있어야 됩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40%대 곡물자급률은 2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입니다.
 
일각에선 수입선 다변화를 하면 괜찮다고 이야기하지만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가 닥쳐 세계적으로 물량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결국 식량이 무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 농업정책이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놓고 임기응변식으로 수입량을 조절하는 것에 집중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태임> 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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