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공 대비 실사격 훈련하는 대만군. 연합뉴스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다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간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이에 개입하게 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3.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분석…"GDP 충격 대만 40%↓·中 17%↓·세계 10%↓"
이는 대만의 40% 감소에 이어 두번재로 타격이 큰 것이다.
전쟁 당사국인 중국의 경제적 피해는 GDP의 16.7%로 추산됐으며 미국과 일본 역시 각각 6.7%와 1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GDP의 10.2%에 해당하는 1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경제적 충격이 중국과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나타난 것은 한국 의사와 관계없이 주한미군이 중국과 대만 전쟁에 개입하리라는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월 9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해 공개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보고서(다음 전쟁의 첫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는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이 대만 포위를 위해 대규모 해군을 동원할 경우 미군이 중국 대륙·대만과 가까운 한국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 나아가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실제로 주한미군이 대만 전쟁에 투입될 경우 중국도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CSIS 보고서, 주한미군 대만전투 차출 가능성 거론
존 애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연합뉴스중국은 총통 선거를 코 앞에 두고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압박과 동시에 무역 제재 확대를 예고하고 나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매체들은 9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또 대만 당국은 이날 중국이 발사한 위성이 대만 남부 상공을 통과했다며 전국적으로 방공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중단과 관련해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 ECFA에 따라 적용하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고 밝혔는데, 관세 감면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만 총통 선거 앞두고 中, 군사경제적 압박…미·중간 신경전도
대만해협 통과하는 미 군함.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를 놓고 미·중간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류젠차오 부장은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대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며,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미국이 이 약속을 존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 강화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중국을 향해 대만 민주주의를 존중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대만의 민주주의 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선거를 보고 싶으며 대만 사람들이 정부로 선출하는 그 누구와도 협력하고 함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