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는 60대 남성 김 모 씨가 4일 오후 1시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부산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60대 남성이 범행 전날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행사에도 흉기를 소지한 채 이 대표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이재명 대표 습격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피의자인 김모(66·남)씨의 범행 전날부터 당일까지 동선을 파악해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전날인 1일 오전 8시 40분쯤 KTX를 타고 출발해 2시간 뒤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택시를 탄 김씨는 오전 11시 50분쯤 김해 봉하마을에 도착해 이재명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하는 공개 행사 장소를 찾아갔다.
김씨는 봉하마을에서도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목격담 등에 따르면 김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성이 이 대표에게 접근하려는 모습이 포착된 만큼 김씨가 이 자리에서 이미 이 대표를 해치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장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자 행세를 한 김씨는 현장에서 만난 다른 지지자의 차량을 얻어타고 오후 4시쯤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산마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곳으로, 이 대표는 다음 날(2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다. 김씨가 범행 계획을 세우고 현장을 '사전 답사'한 정황이다.
양산을 방문한 김씨는 이후 가까운 울산역으로 향해 KTX를 타고 오후 6시 부산역에 도착한 뒤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가덕도로 향했다. 10분가량 가덕도를 둘러본 김씨는 우연히 만난 주민의 차를 얻어타고 섬에서 빠져나와 10㎞가량 떨어진 숙소에 도착해 하룻밤 머물렀다.
김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가덕도로 다시 향했다. 김씨가 가덕도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쯤으로, 이 대표를 습격하기 2시간 30분 전 이미 현장에 도착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씨를 태워준 운전자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범죄 개연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운전자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고 진술을 확보했다"며 "여기에 각종 자료 분석 결과를 종합해볼 때, (운전다들이) 공범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신상 정보 공개 여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논란이 된 김씨의 당적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 정보 공개 여부는 위원회에서 결정할 방침이고, 피의자의 당적은 정당법에 의거해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범행 동기와 함께 공범이 있는지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