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표적인 가상자산(코인)인 비트코인 가격이 22일 다시 6천만 원선을 넘어서며 재반등을 시도하고, 다른 코인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강세장이 본격화 될 거라는 시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날 오후 3시16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 저가(5892만4천 원) 대비 2% 오른 개당 6012만7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8일 저가(5500만2천 원) 대비 상승폭은 9.3%로, 6천만 원선을 넘긴 건 12일 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5천만 원선에서 시작해 꾸준히 올라 지난 6일엔 6131만2천원까지 상승하며 2021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다시 흐름 전환을 시도 중이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다른 주요 코인 가격도 비트코인과 함께 상승 흐름을 타는 모양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전날 저가보다 3.6% 오른 307만9천 원, 리플은 1.8% 상승한 846원에 거래됐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 기대감이 재차 가상자산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시장에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당 ETF 신청 기업들과 유선 상으로 합동 컨퍼런스콜(전화 회담)을 진행했다는 얘기가 돌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그보다 전에는 SEC가 ETF 신청사이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나스닥 관계자를 만났다는 외신 보도가 19일(현지시간) 나와 관련 규정 정비를 논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관측은 지난 10월 미국 법원의 판결로 크게 부각되면서 최근 가상자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당시 미국 항소 법원은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한 SEC의 결정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확정했다.
시장에선 일부 자산운용사의 ETF 신청에 대한 SEC의 결정일이 내년 1월10일이라는 점을 들어 이르면 이 때 승인이 이뤄지고, 그 계기로 대규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US는 ETF 승인 가능성 외에도 내년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4년 주기로 비트코인 공급량을 줄이는 반감기가 내년 4월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로 통화정책의 비둘기파적인 변화도 감지된다"면서 "잠재적으로 드문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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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의 부푼 기대와 반대되는 시장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 심리 위축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미국 포브스는 가상자산 교육 플랫폼인 콜랙티브시프트의 수석 분석가 니콜라스 시베러스의 발언을 인용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이 예상과 달리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장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물가 지수도 (아직) 주시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가상자산 현물 ETF가 승인되면 주류가 아닌 코인들의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내년 가상자산 시장을 전망한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가 승인돼 제도권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 ETF가 승인된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도권 자금 유입을 기점으로 미지의 가격 상승 기대가 아닌 실질적 자산 가치를 산정하려는 움직임이 기관을 중심으로 발생한다면 지나친 기대 심리로만 가격이 형성된 일부 알트코인들의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