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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농부없는 농장…K-스마트팜, 세계를 누빈다 (계속) |
우듬지팜의 한 스마트팜 온실 입구 모습. 한 공간에 1만평 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최원철 기자스마트팜(지능형농장)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통해 온도부터 빛과 영양분까지 자동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농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등 자연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덜 받는 스마트팜의 가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가 자유무역협정(FTA)의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최근 정부도 스마트팜에 대한 수출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K-스마트팜 세계화'를 통한 농업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뜨거운 날씨, 한파 모두 견디는 스마트팜
우듬지팜의 스마트팜 전경. 한 공간에 만평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우듬지팜 제공충청남도 부여군에서 11ha(3만3천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우듬지팜'.
국내 최대 규모의 토마토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나무줄기의 꼭대기 부분을 가리키는 '우듬지'라는 단어를 사명에 넣을 정도로 스마트팜에서 최고의 위치에 서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이 회사는 '반밀폐형 유리온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반밀폐형 유리온실'은 설정에 맞춰 실내 온·습도를 조절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시키는 첨단 공조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이다. 온실의 공기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 위치한 이중 공조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온실의 내부온도는 효율적인 온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여름철 뜨거운 날씨는 물론 겨울철의 한파를 견뎌낼 수 있어 사계절 작물재배가 가능하다.
우듬지팜은 스마트팜의 설계 시공 운영까지 진행하는 스마트팜 종합 기업이다. 이 때문에 설비 곳곳의 세부적인 디테일도 눈에 띈다. 스마트팜 천장에는 산란광 유리를 설치해 식물이 광합성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LED 보광등을 통한 광량의 보조를 맞췄고, 상시 스마트팜의 천장을 청소하는 기계를 도입해 태양광을 최대한 공급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상당수 스마트팜에는 식물들의 빠른 성장을 위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식물이 미처 흡수하지 못한 양액을 100% 재활용해 다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버려지는 것 없는 클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중동 소비자 입맛 잡은 달달한 토마토, 세계로 향하다
우듬지팜의 대표적인 제품은 스테비아 토마토 '토망고'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천연 감미료로 알려진 스테비오사이드를 활용한 가공품으로 일반 토마토에 비해 높은 당도가 특징이다. 설탕보다 약 300배 단맛을 내는 스테비아는 인공 감미료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어 설탕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건강식인 토마토에 단맛이 추가된 토망고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윤동률 우듬지팜 사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망고는 달달한 맛을 가진 망고하고 토마토를 같이 결합한 이름"이라며 "판매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 시장이 2019년부터 급성장했는데 3~4년동안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매출액은 연간 440억 수준, 올해는 570~80억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비아 토마토 '토망고'. 우듬지팜 제공'안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단맛으로 무장한 토망고는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우듬지팜은 최근 일본에 300톤 토망고 수출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 1월 UAE 경제사절단에 스마트팜 대표로 참가해 토망고를 선보였고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박람회에 참가해 토망고 주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윤 사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카타르 방문을 했을 때 저희 토망고가 실제로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며 "중동 사람들이 단맛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시장 반응에서 느꼈고 1차적으로 중동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듬지팜은 UAE의 까르푸와 현지 로컬백화점에서 토망고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했고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야간 보강등을 켠 우듬지팜의 유리온실 외관. 우듬지팜 제공한국, 스마트팜 수출 전년대비 197% 늘어나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2억 4천만 달러에서 2025년 4억 9천만 달러로 매년 15.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팜 면적도 지난 2018년 4900ha에서 △2019년 5383ha △2020년 5985ha △2021년 6485ha에 달하는 등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축산업 분야에도 2018년 1425개 농가에서 2022년 5750개 농가로 늘어났다. 재배 품목별 비중은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순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스마트팜 시장은 확대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38억 달러에서 2025년 220억 달러로 59.4%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관리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정밀농업 분야가 지난 2020년 64억 달러에서 2025년 110억 7천만 달러로 연평균 11.6%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수출 실적은 지난 11월 기준 2억 6천여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97.4% 늘어난 수치다.
정부 차원 해외 네트워크 지원은 K-스마트팜 수출 성공의 열쇠
국내 스마트팜 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수출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 기업에서 해외 수출을 하기 위해선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품개발과 상품화에 노력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오랜시간이 걸리는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매우 어려운 게 현실.
우듬지팜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농식품부의 네트워크 지원을 받아 돌파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사절단 동행이나 해외 행사가 있으면 이를 연결해 참여하는 방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및 판로를 개척했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은 "네덜란드가 스마트팜 분야의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부여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서 행사가 진행됐을 때 저희를 추천해주셔서 참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외 네트워크가 쌓이면 국내에서 일방적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내로 답사를 오면서 쌍방 소통이 가능해진다.
실제 우듬지팜은 최근들어 기자재는 물론 재배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해외 농업인과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답사를 다녀간 인사들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말이다.
윤 사장은 "(해외 인사들이 방문해서) 일단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온실 기자재에 신경을 많이 써서 지어졌구나' 등의 반응을 보인다"며 "재배노하우 등의 부분에서 상당히 인상깊게 생각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K-스마트팜 수출 업무협약을 맺은 우듬지팜. 우듬지팜 제공UAE와 수출 업무협약을 맺은 우듬지팜. 우듬지팜 제공
우듬지팜은 올해 UAE, 베트남, 사우디에 스마트팜 수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나섰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모이는 사우디 '네옴시티'로의 진출 또한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K스마트팜'의 세계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5일 무역의 날에서 "수출 진흥이 곧 민생"이라며 "중국, 인도, 중동 국가 등과 FTA로 수출길, 여러분의 운동장을 계속 넓히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순방을 계기로 중동에 대한 스마트팜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도 예상하고, 기술과 재정지원을 위한 법안 등 FTA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본 기사는 2023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