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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보다 학력업그레이드"…수능 다시 보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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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수능 응시 인원 감소·상위권 대학 정원 증가…명문대 문턱 낮아져
"취준보다 대학 업그레이드가 합리적"…N수생 비율 증가
의대 증원 시 상위권 대학 입결 하락 지속될 것

2024학년도 수능이 진행된 한 고사실. 사진공동취재단2024학년도 수능이 진행된 한 고사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학 졸업을 앞두거나 이미 대학을 졸업한 20·30대가 다시 수능에 뛰어들고 있다. 저출생으로 수능 응시 인원이 점점 감소하는 반면 상위권 대학 정원은 확대되며 명문대·전문직 학과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역 때 받았던 등급만 받으면 전문직 학과에 입학할 수 있더라고요."

직장인 김모씨(29)는 내년 수능을 준비 중이다. 최근 고등학생인 남동생의 대입 컨설팅에 따라갔다가, 김씨가 2014학년도 수능에서 받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전문직 학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다.

김씨는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3년에는 이 등급으로 전문직 학과는 어려웠는데 확실히 그때보다 전체적으로 대학 입결이 느슨해진 것 같다"며 "물론 그 사이 입시 전형과 수능 문제 유형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다시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최근 저출생으로 인한 수능 응시 인원 감소로 상위권 대학 진학이 다소 수월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2024학년도 수능에는 44만 4870명이 응시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4학년도(60만 6813명)보다 무려 26.9%나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주요 10개 대학의 모집 인원은 오히려 늘었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이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 등 특수학과를 신설해 총 750명가량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약대 진학 방법이 피트 제도에서 학부 선발로 변경되며 의약학계 선발 인원이 약 1700명 가량 증가한 것도 상위권 대학 모집 인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공동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10년 전보다 수능 응시 인원은 줄었지만 주요 대학 정원은 10년 전에 비해 천명 내외 정도가 늘었다"며 "과거에는 1등급 중에서도 최상위권만 스카이(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갈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능에서 2등급이나 3등급을 받은 학생도 입학하는 사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며 수능에 뛰어드는 20·30대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대학 입학이 수월해진 틈을 타 학벌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본인을 '인서울 하위 여대 졸업생'이라고 소개한 직장인 이모씨(25)는 "최근에는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명문대에 입학하기 쉽다고 들었다"며 "내년도 대입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세상에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막상 회사 들어가 보니 비명문대 출신이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상사가 있었다"며 "명문대에 입학해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기존 대학을 다녔던 4년의 시간을 날리는 것은 아깝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능 N수생 비율은 35.3%로 1996학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 대표는 "현장에서 N수생과 직장인 수험생이 매우 늘었다"며 "취업 관문을 뚫으려는 노력과 대학 업그레이드 중 후자가 더 기회비용이 작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상위권 대학 진학 문턱은 점점 낮아질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반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정원 수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 의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인원을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 추가 증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2030학년도의 경우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늘릴 수 있다고 응답했다.

임 대표는 "수능 6등급의 인서울 진학 등 과거에는 정원 미달이 나야만 가능했던 상황이 점점 일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며 "의대 증원과 함께 저출생·상위권 대학 정원 확대 기조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더욱 상위권 대학 진학이 수월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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