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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철수'에 당황한 게이머들…망사용료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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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한국 '철수' 결정…다른 국가에 비해 10배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
내년 2월 27일을 기점으로 유료 상품 구매·스트리머 수익 창출 불가
"터무니없는 망 사용료에 선택권 박탈"…"다른 대체제 많아"
"비즈니스 모델 자체 한계"…국회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계류

라이브 방송하는 댄 클랜시 트위치 CEO. 트위치 캡처라이브 방송하는 댄 클랜시 트위치 CEO. 트위치 캡처
지난 6일 미국 아마존닷컴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witch)가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철수 배경으로 지목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트위치가 공개적으로 밝힌 철수 이유는 '망 사용료'로 인한 과도한 비용 부담이다. 망 사용료는 트위치나 넷플릭스 네이버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통신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다.

트위치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같은 방침에 한국 이용자들은 내년 2월 27일을 기점으로 트위치 유료 상품을 살 수 없다. 스트리머들도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진다.

트위치 측은 비싼 망 사용료 탓에 지난해 7월부터 한국 내 영상 최고 화질을 1080p(픽셀)에서 720p로 하향 조정하고, VOD(다시보기) 서비스도 전면 중단하는 등 비용 절감 정책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주장한다.

트위치 댄 클래시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종료를 배경을 설명하며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철수 결정이 발표되자 SNS 등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당혹해하는 트위치 사용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망 사용료 떄문에 트위치가 사라지게 생겼다"고 답답해했다. 회사원 장모(32)씨는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당황스럽다"며 "망 사용료가 감당이 안 돼 철수한다는데 통신사의 터무니없는 망 사용료가 게이머들의 선택권을 제한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다만 트위치 철수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일주일에 2회 이상 트위치 방송을 본다는 박모(29)씨는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 대체제가 많다. 네이버엔 치지직이라는 서비스도 생긴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면서 "트위치는 화질도 좋지 않아 이용자 입장에선 크게 아쉬울 게 없다"며 "과거 트위치가 부당하게 스트리머들을 정지시킨 일이 많았다. 사실 더 좋은, 공정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국내 통신사에 내는 망 사용료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내 한 증권사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랙픽 증가로 트위치가 납부하는 망 사용료가 900억여 원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통신업계는 수익 모델 한계에 직면한 트위치가 애꿎은 국내 통신사에게 책임을 돌린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가 경쟁에서 밀려 철수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가천대학교 최경진 법학과 교수는 "망 사용료가 (철수 배경 중) 하나의 축이 될 수도 있겠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문제나 엑시트 플랜이 필요한 데 따른 경영적 판단이 섞여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망 사용료 논쟁은 새롭지 않다. 2020년 4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놓고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가 인터넷 가입자에게 요금을 받으면서 콘탠츠 사업자에게도 망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망 중립성' 위반이라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3년여의 분쟁 끝에 이들은 지난 9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넷플릭스와 통신사업자간 갈등이 봉합되면서 망 사용료 논쟁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트위치 사태로 다시 논란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이정환 교수는 "망 사용료는 쓰레기 종량제처럼 망을 쓰는 만큼 (이용료를) 내는 것"이라며 "트위치처럼 스트리밍을 많이 하는 곳은 (망 사용료를) 많이 받을 텐데 이런 비용이 부담돼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의 경우는 캐시 서버라고 해서 서버를 한국에 두고 그걸 운영해 우리나라 망을 쓰는 빈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트위치와 달리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망 사용료 부담으로 국내 아프리카TV 등은 시청자의 컴퓨터 자원을 쓰는 'P2P 그리드 컴퓨팅' 기술으로 비용 절감을 꾀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뒤집어 말하면 업체의 부담을 시청자에게 떠넘긴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방식을 두고 최 교수는 "주변에 같은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영상을 한 곳에 전송해주고 그 사람이 다시 영상을 전송해주는 형태"라며 "정확한 산출은 어렵지만, 비용적 측면에서 개인의 비용이 나가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불거진 망 사용료 논란 속에 현재 국회엔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일명 '망 무임승차방지법안'이 계류돼 있어 앞으로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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