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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일단 물러 나긴 했지만"…민주당이 잃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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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자진사퇴'로 물건너간 탄핵카드
예정대로 탄핵했다면 최장 6개월간 직무정지 가능
민주당, 총선 앞두고 조만간 신임 방통위원장 대비해야하는 상황
'기습사퇴' 카드 예상했는지 두고 당 지도부 내서도 의견 분분

이동관 방통위원장 사퇴. 연합뉴스이동관 방통위원장 사퇴. 연합뉴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 99일 만에 물러났다. 그러나 예상했던 탄핵이 아닌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진하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전 위원장이 1일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방통위원장 자리가 99일 만에 공석이 됐다. 이날 탄핵안을 단독 처리하려던 민주당은 회의와 논평 등을 통해 '꼼수 사퇴'라고 맹비난했지만, 일각에선 일단 탄핵 시도로 사퇴를 이끌어낸 만큼 '방송 장악 저지'라는 실익은 챙겼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의 '기습 사퇴'로 민주당이 잃은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차기 방통위원장 선임 문제를 놓고 정부·여당과 또다시 각을 세워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 전 위원장을 탄핵시켰다면 최장 6개월간 방통위원장 자리는 직무정지 상태가 된다. 그러나 사표 수리 형식이 되면서 정부가 또 다른 신임 방통위원장을 빠른 시일 내 선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연말 방송 재허가 문제 등 임박한 현안이 있는 만큼 후임 지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총선이 있어 새해 1월부터는 모든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올인'해야하는 상황이라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날선 인사청문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동관 위원장을 6개월간 잡아놓을 수 있었던 기회가 사의 표명으로 한두 달 남짓밖에 못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검사 손준성·이정섭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검사 손준성·이정섭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만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전 위원장에 대한 탄핵에는 큰 이견은 없었지만 검사 탄핵 자체에 대해서는 말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또 검찰이냐'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검사 탄핵안을 '이동관 탄핵안'과 한 데 묶어 추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카드가 물거품이 되면서 결국 민주당은 1일 본회의에서 검사만 탄핵시킨 모양새를 연출하게 됐다.
 
이 전 위원장의 기습 사퇴 카드를 사전에 예측했는지를 두고 민주당 내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동관 전 위원장이) 꼼수를 쓸 줄 잘 몰랐다"라며 "사실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조금 비정상적인 국정 수행 형태라 예상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다 알고 있었다"라며 논란 확산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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